가계부채 이대로 괜찮나…은행권 가계대출 '사상최대'

노희준 2023. 7.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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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중 全 금융권 주담대 +6.4조, 기타대출 -2.9조
은행 주담대, 3년 4개월만에 최대폭 증가
전세대출 8개월만 증가...정책모기지→일반주담대
정부, 아직 우려 수준 아냐 "주택구입외 용도 많아"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가계대출이 다시 급증하면서 가계 신용도에 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6월말 은행권 가계대출은 ‘사상 최대치’(총 1062조 3000억원 추산)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거래시장이 살아나면서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영향으로, 6월 은행 주담대 증가폭은 3년4개월만에 가장 큰 7조원에 달했다. 코로나19 때의 폭증 수준이다. 정부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고 했지만, 규제 예외 대출이 추가로 예정돼 있어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자료=금융당국), 단위=조원
주담대 증가 1등공신은 정책금융 아닌 개별주담대

금융당국은 6월중 은행과 2금융권을 모두 합친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3조5000억원 증가해 3개월 연속 늘었다고 12일 밝혔다. 주담대가 6조4000억원 증가했다. 4개월째 증가세이자 증가폭은 전달보다 2조8000억원 커졌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2조9000억원 감소했지만, 주담대가 급증하면서 전체 가계대출은 한달 새 3조5000억원 증가했다.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은행권이 견인했다. 6월 중 은행 가계대출은 5조9000억원 불어났다. 3개월 연속 증가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6월 증가폭은 2021년 9월(6조4000억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2021년 9월은 한국은행이 이번 고강도 긴축의 시작을 알리며 연 0.5%에 머물던 기준금리를 0.75%로 올린 시점이다. 이에 따라 은행 가계대출은 6월말 기준 1062조3000억원(속보치)으로 잔액 기준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은행 가계대출은 주담대가 이끌고 있다. 6월 은행 주담대는 한달 새 7조원 불어났다. 전월 증가폭보다 2조7000억원이 더 커졌다. 2020년 2월(7조8000억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대치다. 그동안은 정책모기지가 주담대 증가세를 견인했다면, 이번엔 달랐다. 일반개별 주담대가 3조7000억원 늘어나 증가세를 주도했다. 정책모기지(2조6000억원), 집단대출(7000억원), 전세대출(1000억원) 순으로 늘었다. 전세대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감소세를 이어오다가 8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특히 대출 수요가 정책모기지에서 주담대 일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책모기지 증가폭은 3월(7조4000억원)을 정점으로 4월(4조7000억원), 5월(2조8000억원) 6월(2조6000억원) 줄고 있다. 반면 일반개별주담대 증가폭은 같은기간 마이너스(-) 1조9000억원(3월)→3000억원(4월)→2조원(5월)→3조7000억원(6월)으로 커지고 있다.

은행 주담대 증가세가 확대된 것은 소득을 따지지 않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도 보지 않는 특례보금자리론이 공급되는 데다 일부 선호입지 중심으로 주택거래량이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주택거래량은 올 1월 1만건에서 6월에는 2만4000건 수준으로 2.4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도 같은기간 1만5000건에서 2만9000건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택시장 투기수요로 인한 과열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주택거래량이 예년 수준에 아직 못 미치고 전세보증금 반환과 생계자금 등 주택구입 이외 목적의 대출도 은행 주담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6월중 5대 은행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 중 주택구입 목적은 9조1000억원, 주택구입외 목적은 8조원 수준이다.

하반기 DSR 예외 대출 많아, 증가폭 더 커질 듯

문제는 이미 가계의 대출 상환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전체 가계대출자의 1인당 평균 DSR은 1분기 40.3%다. 개인이 평균적으로 소득의 40%를 빚 갚는 데 쓴다는 의미이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 모니터’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102.2%로 OECD 가입국 34개국 중 1위다.

DSR예외 대출이 또 예정돼 있는 것도 부담이다. 정부는 7월말부터 1년간 역전세에 따른 전세보증금 차액 반환목적 대출에 한해 임대인에게 대출 문턱을 낮춰줄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개인 임대인은 DSR 40% 규제가 아닌 총부채상환비율(DTI) 60%가 적용된다. DSR을 보지 않는 특례보금자리론도 한도 소진시 추가 공급된다.

그나마 아직 은행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과 2금융권 가계대출은 늘지 않고 있다. 은행 기타대출은 신용대출이 9000억원 줄면서 총 1조1000억원 감소했다. 2021년 11월 이후 19개월째 감소세다. 2금융권의 가계대출도 2조4000억원 줄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모니터링 하면서 필요시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노희준 (gurazi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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