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XR 헤드셋 시장…애플 '비전프로', 메타 '퀘스트3'가 살릴까

오동현 기자 2023. 7.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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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XR 헤드셋 출하량 전년 대비 33% 감소
메타 1위 지켰지만 소니가 신형 'PSVR2'로 맹추격
애플 '비전 프로', 메타 '퀘스트3' 공개…삼성도 준비
[쿠퍼티노=AP/뉴시스] 애플이 5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파크에서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공개하고 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비전 프로'로 디지털 콘텐츠가 물리적 공간에 있는 것처럼 상호 작용하고, 사용자의 눈동자와 손, 목소리로 이를 조종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2023.06.06.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애플의 '비전 프로'와 메타의 '퀘스트3'가 위축된 글로벌 확장현실(XR) 헤드셋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더할 지 주목된다. 차세대 제품을 앞다퉈 공개하며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2년간 XR 헤드셋 시장에선 이렇다 할 차세대 제품이 없었던 빈틈을 일본의 소니가 파고들며 점유율을 높였고, 중국의 피코까지 가세하며 메타의 아성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13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XR 모델 트래커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XR 헤드셋 출하량(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헤드셋 포함)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시장 선두주자인 메타가 2년이 넘도록 퀘스트 시리즈의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은 XR 시장에 대한 관심을 잃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지난 2월에 출시된 소니의 PSVR2(플레이스테이션 VR2)가 선전했고, 메타가 퀘스트2의 가격을 내리면서 글로벌 XR 시장의 더 큰 하락세를 막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타는 올해 1분기 동안 가장 많이 팔린 글로벌 XR 헤드셋 브랜드였다. 1분기 기준 퀘스트 시리즈의 누적 출하량은 2000만대 이상을 기록했으며, 이 중 퀘스트2가 1800만대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분기 XR 시장에서 메타의 출하 점유율은 49%로 떨어지며 2020년 4분기 퀘스트2 출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소니는 콘솔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과 연동하는 가상현실(VR) 헤드셋 'PSVR2'을 출시하며 게임 콘텐츠를 중심으로 시장 경쟁력을 높였다. 소니는 올해 1분기 XR 시장 점유율을 32%로 높이며 2위에 올라섰다. PSVR2는 출시 첫 분기에 전작보다 1.2배 더 많은 제품을 출하했다.

이어 피코가 7%의 시장 점유율로 3위 차지했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에 인수된 초기엔 선전했지만 이후 출하량이 38%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품질의 콘텐츠가 제한적이란 점에서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는 애플과 메타의 차세대 XR 헤드셋이 출시될 전망이어서 최근 위축된 시장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시장 가세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지난 6월 5일 애플은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를 공개했다. 비전 프로는 여타 MR 기기와 달리 사용자와 가상 세계 간 상호작용을 극대화했다. 비전 프로는 사용자의 몸짓·시선·음성 등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입력 체제와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또한 약 30m의 시야 너비를 제공하는 등 현실감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메타는 최근 신형 헤드셋 ‘퀘스트3’를 공개했다. 컨트롤러 없이 손을 직접 인식하는 '핸드 트래킹' 기술을 전작에 비해 강화하며 초실감 경쟁력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역시 메타 퀘스트 시리즈와 같은 대중화·보급화에 초점을 맞춘 XR 기기를 올해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애플이 약 456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비전 프로'를 공개하자 이에 맞춰 전략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미국에서 연 갤럭시 언팩 2023 행사에서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이 퀄컴, 구글과 함께 XR 연합을 선언하며 시장 재진입을 예고한 바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3년은 차세대 VR 헤드셋 출시의 해"라며 "첨단 기술과 기능을 갖춘 헤드셋들이 소매가 약 500달러 이상으로 판매되고 있어, 예상 판매량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소비자들이 이러한 VR 헤드셋이 얼마나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인식하는지에 따라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물론 애플이 비전 프로를 발표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라며 "비전 프로는 소비자의 XR 기기에 대한 새로운 높은 기준을 설정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비싼 가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비전 프로를 출시하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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