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에 개방하면 학생 안전은…'학교복합시설' 가 보니
출입자 동선 겹침 등 개선도 필요…교육부 "AI 기술로 보완해야"
(시흥=뉴스1) 서한샘 기자 = 학교 후문 건너편 횡단보도에 서니 성인 허벅지 높이의 야트막한 담장이 눈에 들어온다. 담장 안쪽 '배곧너나들이' 건물 1층의 '필로티' 구조 주차장에서는 종일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차량 사이사이로 오고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지난 11일 찾은 경기 시흥 배곧누리초등학교와 학교복합시설 배곧너나들이의 모습이다. 사각지대 없이 개방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이런 장치를 적용한 것이다. 한 담장 안에 함께 있는 두 기관은 모두 이 같은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셉테드)가 적용돼 인증까지 받았다.
이런 설계가 배곧누리초에 특히 필요했던 이유는 이 학교에 지역주민 등 외부인이 드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배곧너나들이는 '마을과 학교를 잇는' 지역커뮤니티 학교복합시설이다. 지난 2017년 배곧누리초는 학교복합시설 건립을 전제로 조건부 설립 승인을 받아 배곧너나들이와 함께 지어졌다.
배곧너나들이는 카페와 쉼터, 작은도서관, 열람실, 강의실, 돌봄교실 등 지역주민과 학생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오후 건물 4층 지자체가 운영하는 학교돌봄터 돌봄교실 푸른하늘반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었다. 바로 옆 맑은샘물반은 오후 3시부터 3층에서 진행될 댄스 수업을 기다리며 자유시간을 보냈다. 3층에서는 한자 방과후수업도 한창 진행 중이었다.
현재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학교복합시설도 이런 형태를 기본으로 하되 수영장 등이 포함되는 더 큰 규모로 구축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올해 40개 학교복합시설 사업 공모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약 200개의 사업을 공모·선정할 계획이다.
이때 교육부가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안전이다. 이날 배곧너나들이에 방문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역시 "안전 문제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교육부가 제시한 것은 '범죄예방환경설계'다.
배곧너나들이에는 '개방'과 '감시'를 초점에 두고 세세한 지점에서 범죄예방설계가 적용돼있었다. 설계 단계에서 담장을 낮게, 주차장을 필로티 구조로 설계한 것뿐만 아니다. 배곧너나들이와 배곧누리초 사이 연결통로에는 배곧누리초 쪽에서 출입하는 경우에만 문을 열 수 있게 돼 있다.
또 학교시설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가 전국 평균 23대라면 배곧누리초 부지에는 총 38대의 CCTV가 설치돼 있다.
물론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배곧너나들이에 드나드는 외부인과 학생 간 동선이 겹쳐 시·공간적 분리가 어렵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돌봄교실 등 학생들만 이용하는 공간에 외부인이 유입될 경우 이를 시스템적으로 차단할 방법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 박성민 교육부 교육자치협력안전국장은 "범죄예방환경설계가 적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인공지능(AI)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만큼 거기에서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AI 기술을 이용한 범죄 예방, 안전 확보 방안 역시 현장 안착은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교육부는 AI기술로 출입자 동선을 관리하고 재난상황·위험요인을 조기 발견·해소하는 '스마트 안전관리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외부인 방문 시 성범죄 이력 등을 조회해 출입증을 발급하고, 미승인 구역으로 이동할 시에는 CCTV 등이 이를 감지해 경고 알림을 방문객과 학교관계자에게 발송하는 식이다. 계단에서 뛰어다니는 학생을 감지해 학생과 학교에 경고 알림을 보내는 것도 사례로 들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개인정보 침해, 법적 근거 미비 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영린 교육부 교육시설과장은 "스마트안전관리 시스템에서 어떤 것을 구현할지는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통해 채택 여부, 채택 수위, 방법 등을 공론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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