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시장 ‘판매자’ 나서는 화이트삭스, 후반기 판도 뒤흔들까[슬로우볼]

안형준 2023. 7.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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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화이트삭스가 남은 시즌을 뒤흔들까. 트레이드 시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2023시즌 메이저리그는 반환점을 돌았다. 7월 12일(한국시간) 내셔널리그의 11년만 승리로 올스타전이 종료됐고 오는 15일부터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앞으로 약 3주는 남은 시즌, 나아가 다음 시즌 이후까지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다. 여름 이적 시장의 문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때문이다.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단연 오타니 쇼헤이(LAA). 포스트시즌에서 멀어지고 있는 에인절스가 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 오타니를 시장에 내놓는다면 온 리그가 뒤흔들릴 수도 있다.

다만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트레이드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신 현실적으로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후보가 있다. 바로 시카고 화이트삭스다.

화이트삭스는 38승 54패, 승률 0.413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4위. 1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승차는 벌써 8경기,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는 무려 12.5경기 뒤쳐졌다. 중부지구가 올시즌 6개 지구 중 최약체 전력인 만큼 후반기 역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그저 막연한 희망일 뿐이다.

현실을 직시한 화이트삭스는 판매자로 여름 시장에 임하기로 결정했다. 뉴욕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화이트삭스는 팀의 가장 핵심이 되는 선수 몇 명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선수를 트레이드 할 의사가 있다. 화이트삭스가 '트레이드 불가 명단'에 넣은 이름은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 딜런 시즈, 앤드류 본, 엘로이 히메네즈 단 넷 뿐이다.

넷은 젊고 뛰어난 선수들. 하지만 화이트삭스는 그 넷 외에도 매력적인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마운드에는 예비 FA인 루카스 지올리토를 비롯해 랜스 린, 켄달 그레이브먼, 레이날도 로페즈, 키넌 미들턴, 그레고리 산토스 등이 있다. 23세의 어린 선수인 산토스를 제외하더라도 모두 팀 전력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전반기 1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한 지올리토는 예비 FA답게 지난해 부진을 제대로 씻어내고 활약 중이다. 시즌 초반 크게 부진한 린은 전반기 마지막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고 25.2이닝 41탈삼진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레이브먼은 전반기 4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93과 함께 8홀드 7세이브로 활약했고 초반 다소 부진한 로페즈도 5월 중순부터의 성적은 21경기 평균자책점 2.08로 안정적이었다.

야수진에는 야스마니 그랜달, 팀 앤더슨, 엘비스 앤드루스, 제이크 버거, 앤드류 베닌텐디, 가빈 쉬츠 등이 있다.

투수진에 비해 야수진은 제약이 있다. 5년 7,500만 달러 계약을 올시즌에 앞서 맺은 베닌텐디는 나쁘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계약 기간과 규모를 감안하면 팀을 떠나기 쉽지 않다. 베테랑 내야수 앤드루스는 올시즌 지나치게 부진한 모습이다. 부진하지만 그랜달은 포수가 필요한 팀이라면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장타력이 있는 코너 내야수 버거는 아직 서비스타임을 보내고 있고 경험이 많지 않다. 포스트시즌을 원하는 팀에서 당장의 전력 향상을 위해 노릴만한 선수는 아니다.

가장 흥미로운 선수는 앤더슨이다. 올시즌 데뷔 후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지만 올시즌 성적 이상의 모습을 충분히 보일 수 있는 선수다. 2019년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인 앤더슨은 2019-2022시즌 4년 동안 374경기에서 .318/.347/.474 51홈런 163타점 53도루를 기록했다. 4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남다른 정교함을 가진 선수. 비록 올시즌에는 전반기를 타율 0.223으로 마쳤지만 앤더슨의 능력은 분명 그 이상이다.

2017시즌에 앞서 7년 3,750만 달러가 보장되는 팀 친화적 장기 계약을 맺은 앤더슨은 보장 계약 기간이 올해로 끝난다. 다음시즌 1,400만 달러의 구단 옵션이 있는 앤더슨은 화이트삭스가 트레이드를 할 이유도 부진한 성적에도 다른 구단에서 관심을 가질 이유도 충분하다.

이들 외에도 현재는 부상자 명단에 있지만 시즌 내 복귀할 수 있는 선수들도 있다. 마운드의 마이크 클레빈저, 리암 헨드릭스, 조 켈리, 마이클 코펙, 타선의 요안 몬카다 등이다. 2025시즌이 끝나야 FA 자격을 얻는 파이어볼러 코펙과 역시 팀 옵션 포함 2025시즌까지 보유할 수 있는 몬카다는 올시즌은 물론 1-2년 후까지도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들인 만큼 다른 구단에서 얼마든 군침을 흘릴 수 있다.

2020-2021시즌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고 지난해에도 중부지구 2위를 기록한 화이트삭스는 비록 올해 부진했지만 기본적인 전력이 나쁘지 않은 팀이다. 화이트삭스가 시장에 내놓는 선수들은 충분히 후반기 순위표를 뒤흔드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과연 '판매자'로 마음을 굳힌 화이트삭스가 어떤 선수들을 어디로 트레이드할지, '화이트삭스 발 트레이드'가 남은 시즌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팀 앤더슨)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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