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을 안겨준 남자’ 김진유, “내 농구 인생에서 이렇게 좋은 팬들을 만난 적이 없다”

손동환 2023. 7. 13.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 농구 인생에서 이렇게 좋은 팬들을 만난 적이 없다”

데이원스포츠는 2022년 여름 오리온 프로농구단을 인수했다. 캐롯손해보험이 데이원스포츠의 네이밍 스폰서가 됐고, 데이원점퍼스는 ‘고양 캐롯 점퍼스’라는 이름으로 KBL 데뷔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 계약 기간은 4년.

하지만 캐롯은 시작부터 어수선했다. 먼저 팀의 원투펀치였던 이대성(190cm, G)과 이승현(197cm, F)이 팀을 떠났다. 전성현(188cm, F)이 FA(자유계약) 취득 후 캐롯에 가세했지만, 캐롯의 전력이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캐롯은 돌풍을 일으켰다. 전성현과 이정현(187cm, G), 디드릭 로슨(202cm, F)을 중심으로, 활발한 수비 로테이션과 화끈한 슈팅으로 ‘팬심’을 사로잡았다. 정규리그 5위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선수들이 월급도 제때 받지 못했고 캐롯이 네이밍 스폰서에서 물러났지만, 선수들의 투혼만큼은 놀라웠다. 상대보다 한 발 더 뛰고, 상대보다 먼저 루즈 볼에 접근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감동 농구’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김진유(190cm, G)가 중심 자원 중 한 명이었다. 김승기 감독의 찬사를 듣는 몇 안 되는 선수이기도 했다. 악착같은 수비와 박스 아웃, 공격 리바운드 참가 등 코트에서 몸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데이원스포츠는 지속적인 재정난 때문에 KBL에서 제명됐다. 김진유는 졸지에 소속 팀을 잃었다. KBL이 비시즌 운동 환경을 마련해줬지만, 김진유를 포함한 전 데이원스포츠 선수들은 코칭스태프 없이 운동해야 했다.

김진유는 “소속 팀은 없어졌지만, KBL에서 체육관을 쓸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기존에 있던 2명의 트레이너도 함께 할 수 있었다. 덕분에, 불편함 없이 운동할 수 있었다”며 지난 한 달을 돌아봤다.

그렇지만 데이원스포츠의 아픔을 지울 새로운 기업이 나타났다. 소노인터내셔널이 KBL에 10구단 창단 의향서를 낸 것. 오는 21일에 열릴 이사회 및 임시 총회를 통과하면, KBL의 새로운 식구가 된다. 그렇게 되면, 김진유는 소노인터내셔널 소속 선수가 된다.

김진유는 “많이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소노인터내셔널이 창단 의향서를 제출했다. 선수들에게 손을 내밀어줘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너무 기쁘기도 했다”며 소노인터내셔널의 합류를 기뻐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이 KBL의 10번째 구단이 되면, 김진유를 포함한 선수들은 본격적으로 몸을 다져야 한다. 남들보다 늦었기에,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코트에서 보내야 한다.

그러나 “다른 구단보다 조금 늦게 시작한 건 맞다. 하지만 감독님과 코치님의 말씀을 잘 듣는다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슛을 보완해야 한다”며 해야 할 일에 집중했다.

계속해 “부상 없는 시즌이 목표다. 그리고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며 목표를 설정했다.

마지막으로 “소속 팀이 없었을 때도, 팬들께서 많은 성원을 보내주셨다. 내 농구 인생에서 이렇게 좋은 팬들을 보기 어려울 것 같다. 팬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진유가 지난 12일 오후 훈련을 할 때, 여러 명의 팬들이 고양체육관을 찾았다. 고양체육관을 찾은 팬들은 오랜만에 고양체육관에 온 김승기 감독에게 꽃다발을 건넸고, 선수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환호를 보냈다.

데이원스포츠 선수들이 갈 곳을 잃었을 때도, 고양 팬들은 선수들에게 많은 힘을 보탰다. 그래서 데이원스포츠 소속이었던 선수들은 팬들에게 더 진지했다. 김진유도 마찬가지였다. ‘농구 인생’이라는 말을 꺼낼 만큼, 진심 어린 마음으로 감사를 표시했다.

사진 = 손동환 기자(본문 첫 번째 사진), KBL 제공(본문 두 번째 사진)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