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공격 징후땐 선제 타격해야…북측 잃는게 많을때 핵억지 작동”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3. 7. 13.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토론회서 제안
“北, 핵 사용 손익구조 역전 가능성 있는 집단”
‘킬체인·KAMD 강화로 북핵 발사전 제거’ 주력 제안
자체 핵무장론엔 “최고의 사후약방문” 부정적 입장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 [김호영 기자]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통상적인 ‘억지’가 아니라 강화된 3축체계를 기반으로 한 ‘거부’ 전략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12일 제기됐다.

이날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북한 핵무장의 고착화와 대한민국의 선택’을 주제로 열린 공개토론회에서 이 같은 견해를 펼쳤다.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역임한 천 이사장은 토론회에서 북한 체제의 특수성과 불안정성 때문에 일반적인 핵 억지 개념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핵 공격으로 잃는 것이 얻는 것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손익 구조에서 ‘핵 억지’가 작동한다”면서 “북한은 핵 사용의 손익구조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핵무장 집단”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핵 사용으로 잃을 것이 없어지거나 오히려 생존을 연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순간부터 억지력 작동은 정지한다”고 말했다.

핵무력이 정권의 정체성과 정통성이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동일시되고 있는 현재의 체제 특성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이 내부 붕괴 등의 급변사태에 직면에 비이성적인 선택을 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천 이사장은 “대북 억지력이 부족해서 억지가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억지력을 강화해도 북한 체제 내부의 사정으로 (핵 억지 전략이) 실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천 이사장은 “김정은이 핵 공격 명령을 내리더라도 북한 미사일을 발사 준비단계에서 대부분 제거하고, 선제 타격에서 놓친 미사일을 모두 요격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측의 핵 사용 징후가 명백해지면 최대한 선제타격하고, 이후에는 미사일 다층방어체계로 막아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현행 한국군의 북핵 대응체계인 3축체계 가운데 1단계인 선제타격 개념의 ‘킬 체인’과 2단계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와 맥이 닿는다.

천 이사장은 토론회에서 국내의 독자적 핵무장론에 대해 “과학과 안보적 부가가치를 토대로 한 냉철한 분석보다 신앙의 영역에서 전개되는 양상”이라며 부정적 인식을 밝혔다.

그는 “북한은 핵을 선제 사용할 수 있으나 문명국가는 핵무기를 선제 사용할 수 없다”면서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하더라도) 억지가 실패하면 응징보복용으로만 사용 가능한 최고의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이미 과잉보유하고 있는 ‘사후약방문’에 우리가 중복 투자하는 것이 그만한 안보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