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차르트', 엄마 팬덤 날 보러 와요
트롯 오디션 팬덤 인기, 뮤지컬로 확장
예매자 50대 이상 비율 17.6% 달해
새로운 관객층 발굴 위한 파격 시도 눈길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모차르트!’가 공연 중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요즘 이곳에선 다른 뮤지컬 공연장에서는 볼 수 없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공연 전 로비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이들은 50대 이상의 중장년 관객들. 뮤지컬 주요 관객층이 20~30대인 것을 감안하면 이색적인 풍경이다.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열기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좀처럼 식지 않았다. 그 열기는 인기 뮤지컬배우들만 한다는 ‘퇴근길’(공연을 마친 배우가 퇴근 전 팬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는 것)로 이어졌다. 밤 10시 30분이 넘은 늦은 시간인데도 세종문화회관 뒤편에는 김희재를 한 번 더 보려는 관객들로 가득했다. 김희재가 나타나자 관객들은 “김희재 최고”, “연기 너무 잘했어요”라며 응원을 보냈다. 김희재 또한 ‘손하트’로 관객에게 감사를 전하며 10여 분간 팬 서비스를 이어갔다.
그러나 7번째 시즌을 맞아 김희재가 출연하면서 관객층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11일 기준 인터파크 예매자 통계에 따르면 ‘모차르트!’ 예매자 중 50대 이상의 비중은 17.6%에 달한다. ‘시카고’(11.2%), ‘그날들’(12.9%) 등 현재 공연 중이거나 공연 예정인 작품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50대 이상 관객의 경우 자녀들이 티켓을 대신 예매하는 경우도 많기에 실제 공연장 내 50대 이상의 관객 점유율은 다른 작품보다 더 높을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무대에서 확인한 김희재의 연기와 노래는 ‘트롯 가수’라는 선입견을 날려버릴 만했다. 무엇보다 트롯 특유의 창법에서 벗어나 뮤지컬과도 잘 어울리는 창법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다만 대사 전달과 감정 표현에선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뮤지컬은 공연이 계속될수록 배우의 실력도 함께 쌓이는 만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흥행을 담보해 줄 기존 출연 배우들이 아닌 새로운 배우들로만 주역을 발탁한 것은 그야말로 파격적인 시도다. 새로운 관객층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공연제작사 EMK엔터테인먼트는 ‘모차르트!’의 새로운 10년을 위한 캐스팅이라는 설명이다.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는 “10년간 너무도 훌륭한 배우들이 ‘모차르트!’ 무대에 올랐기 때문에 캐스팅에 고심이 많았지만, 올해는 앞으로의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장르를 초월해 대대적인 오디션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모차르트!’는 오는 8월 22일까지 공연한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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