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다음은 우리?"…정부 압박에 유업계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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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가 고심에 빠졌다.
정부가 라면값 인하 요청에 이어 우유 가격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하면서다.
원윳값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우유 가격 인상 자제 압박을 받자 업체들은 당황한 모습이다.
유업체 관계자는 "우유는 원유로 만드는데 원유 가격이 올라도 우유 가격을 올리지 말라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며 "기업들에 손해를 강요하는 꼴이다. 원윳값 인상 폭을 온전히 감내하라는 압박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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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라면 다음은 우리?"
유업계가 고심에 빠졌다. 정부가 라면값 인하 요청에 이어 우유 가격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하면서다.
원윳값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우유 가격 인상 자제 압박을 받자 업체들은 당황한 모습이다. 최근 라면 제조사들이 라면값을 내린 전례가 있어 정부의 요청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7일 국내 유업체들을 불러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원유 가격이 오르면 1~2달 내로 흰우유 가격이 올랐다는 점에서 원윳값이 결정되기 전 선제 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유업체들에게 하반기 가격 인상 계획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하반기 가격 인상 계획이 있으면 그에 대한 설명 자료를 내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사실상 가격을 올리지 말라는 것과 같은 말"이라고 토로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흰우유 가격도 조정된다. 흰우유 가격 인상은 우유를 원료로 한 빵과 아이스크림 커피 등의 연쇄 인상으로 이어진다. 정부는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하는 상황 속에서 이 같은 '밀크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원유 가격은 낙농가와 유업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를 통해 결정된다. 소위원회를 열고, 협상을 진행한 뒤 인상 폭이 정해지면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8월부터 반영된다.
올해 역시 사료비와 인건비 등 인상 요인으로 인해 낙농가의 생산 부담이 늘어나면서 원유 가격은 오를 전망이다. 농가 우유 생산비는 13.7% 올랐다. 올해 음용유의 경우 L당 69~104원 범위에서 가격 인상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원윳값이 L당 49원 올랐다. 지난해 원윳값이 L당 49원 인상되자 흰우유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우유 제품의 가격을 평균 6% 조정했다. 흰 우유 1000㎖의 제품 가격이 6.6% 상향됨에 따라 대형마트 기준 2710원이었던 1000㎖ 우유 가격은 2800원 후반대로 형성됐다.
매일유업(267980)은 흰 우유 900㎖ 제품 가격을 2610원에서 2860원으로 9.57%, 남양유업(003920) 역시 900㎖ 기준 2650원에서 2880원으로 8.67% 각각 조정했다.
유업체들은 우유 가격을 논하기 전에 원윳값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원유를 100% 사용하는 우유 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유업체 관계자는 "우유는 원유로 만드는데 원유 가격이 올라도 우유 가격을 올리지 말라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며 "기업들에 손해를 강요하는 꼴이다. 원윳값 인상 폭을 온전히 감내하라는 압박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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