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도움 안 되면 언제든 그만둘 것" 500경기 기성용의 진심

김건일 기자 2023. 7. 13. 05: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12일 수원FC와 경기에서 프로 통산 500경기 출전 금자탑을 세운 기성용 ⓒ한국프로축구연맹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기성용(34)이 프로 통산 500경기 출전 금자탑을 달성한 소감을 이야기했다.

12일 서울상암월드컵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2라운드 수원FC와 경기가 끝나고 500경기 기록 달성과 다음 목표를 묻는 말에 "세워 둔 목표는 없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FC서울 소속으로 대구FC와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기성용은 이날 경기로 출전으로 프로 통산 500경기 출전 기록을 달성했다.

기성용은 FC서울을 시작으로 스코틀랜드 셀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와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를 거쳤고 2020년 FC서울로 돌아왔다.

안익수 서울 감독은 "500경기 동안 참 많이 노력했다. 축하해 주고 싶다.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아주 성용이다운 숫자다. 그동안 노력의 흔적이 숫자로 표현된다. 박수를 보낸다"고 칭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국프로축구연맹
▲ ⓒ한국프로축구연맹
▲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 소감

"팀이 지난 몇 경기 동안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홈에서 많은 골을 넣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서 만족스럽다. 개인적으로 뜻깊은 경기였다. 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 하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상위 스플릿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

-500경기를 언제쯤 실감했는지

"2주 전에 알았다. 사실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지나갔다는 것이 허무하기도 하다. 2007년에 데뷔했는데 벌써 시간이 지나고 같은 곳에서 500경기를 채워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운동장은 그대로인데 내가 많이 변한 것 같아서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500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많은 경기가 기억에 남아 있지만 프로 첫 경기가 가장 떨렸던 것 같고 생각이 많이 난다. 그 당시엔 어린 나이에 경기를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는데 귀네슈 감독님께서 동계훈련 때부터 기회를 많이 주셨다. 개막전부터 처음에 데뷔하게 됐는데 긴장이 많이 됐다. 물론 영국에서도 여러가지 좋은 경기들이 많이 있지만 대구와 K리그 데뷔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떨렸을 때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선배가 있었나

"이을용 선배님, 이민성 선배님, 김병지 선배님, 김한윤 선배님 등 어렸을 때 최고 고참 선배님들이 긴장을 많이 풀어주셨던 것 같다. 지금은 코치로 있는 김진규 코치님도 그때 당시 많이 힘이 돼 주셨다. 같은 동기지만 저에게 동기인 청용이도 경험을 이야기해 줬다. 그때 당시엔 기억이 흐릿하다. 긴장도 되고. 서울이라는 강팀에서 뛰었는데 2-0으로 이겼던 기억이 있다. 선배들이 많이 받쳐주고 아무 생각 없이 뛰어다니기 바빴다."

-500경기에 대해서 이청용 선수나 구자철 선수가 한 이야기가 있는지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기사가 나면 연락이 올 것 같다. 항상 K리그를 같이 뛰고 있지만 소중한 친구들이다. 상대 팀으로 만날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한 추억이다. 대표팀에서도 그래 왔고 지금도 안부를 물으며 서로 여러가지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 우리가 언제까지 K리그에서 뛸지 모르겠지만 끝나는 그날까지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얼마나 더 뛸 수 있을 것 같은가

"잡아둔 목표는 없다. 목표를 잡고 가기보단 팀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목표를 이루는 것보다 팀이 잘 되어야 한다. 팀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거나 힘이 되지 않았을 땐 언제든지 그만 둘 생각을 하고 있다. 매 경기 매 경기가 나에게 소중하다. 목표를 크게 잡기보다 다가오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다.

가족들은 축구를 오래 했으면 하는 바람인데 개인적으론 동기부여도 상당히 중요하다. 팀 성적이나 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그러한 부분들을 고려해서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500경기라는 먼 길을 온 것은 뜻 깊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상황을 고려해서 내 목표를 조금씩 잡아 볼 생각이다."

▲ 2010년 셀틱 입단식에서 기성용.
▲ 2012년 셀틱 소속으로 라이벌 레인저스와 경기에 출전한 기성용.

-20대 땐 유럽에 진출하고 활약하는 것이 동기부여였을 건데 지금은 무엇이 동기부여인가

"지금 개인적인 목표는 별로 없다.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다'거나 '상을 받고 싶다' 이런 목표보다는 FC서울이 지난 몇 년 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고 어려운 상황이 있었는데 올해는 꼭 상위 스플릿에 가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그 목표가 이루어졌을 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나갈 수 있는 도전이 두 번째 목표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의 목표다. 나이가 점점 드니까 혼자 무언가를 하기엔 힘든 부분이 있다. 어렸을 땐 내가 팀을 끌고 가기도 하고 팀의 기둥 역할도 했는데 이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 같다. 동료들과 함께하는 것이 즐겁다. 서울엔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올해는 그 선수들과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다.

-서울에만 몸 담고 있는데 서울이 어떤 의미인지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2007년도에 데뷔하면서 프로 첫 발을 여기에서 디뎠다. 그 기회를 받았기 때문에 대표선수가 됐고 해외 진출을 할 수 있었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주위 모든 사람들은 내가 서울을 얼마나 특별하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다. 항상 최선을 다해 뛴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 커리어에서 가장 소중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적이 좋지 않을 땐 책임감을 느끼고 올해는 꼭 상위 스플릿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다. 나이가 드니까 더 이 팀에서 소중한 마음을 느낀다. 더 큰 목표를 같이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어렸을 때보다 훨씬 강해진 것 같다."

-몸 관리 노하우가 있나

"나이가 들고 부상을 많이 겪다 보니 축구 선수를 하기가 쉬운 게 아닌 것 같다. 치료를 많이 받고 있고 축구 외적으로 축구도 많이 본다. 삶이 없긴 하다. 여기에 많이 집중하다보니 취미를 누릴 시간이 없어 힘들긴 한데 아직까진 축구가 좋아서 시간들을 많이 투자한다. 그러다 보니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더 몸 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고 한 살 한 살 먹을 때마다 몸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먹으려 한다."

▲ 안익수 FC서울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감독님이 '노력을 많이 한 결과'라고 말했다. 500경기를 이룬 본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옛날에는 노력을 많이 했다. 이제는 노력을 많이 하다 보면 몸에 무리가 와서 노력을 하지 못하는 것이 서글프다. 지금은 노력을 어렷을 때 만큼 한다기 보다 유지하고 관리하면서 경기에 나가고 있다. 어린 선수들보다 훈련 참여를 못할 때도 있고 그들이 훈련할 때 관리를 받는 날이 많은데, 그럴 때 같이 참여를 못해서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선수들은 제가 논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시간에 열심히 관리하고 치료하고 있다.

앞으로 얼마가 될지 모르겠지만 선수 생활이 끝나는 날까지 부상 없이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언젠가 이 자리에서 물러날 건데 그때까지 FC서울이 좋게 마무리 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