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1조원 넘는 고속도로 사업, 말 한마디로 백지화할 순 없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최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서울~양평 간 고속도로사업 백지화 발언' 논란을 비판하면서 사업의 정상 추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뉴스1에 따르면 김 지사는 12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당초 사업목적은 두물머리 일대를 포함한 6번 국도의 교통체증 해소"라며 "평일 출퇴근과 주말 관광수요에 따른 심각한 도로 정체로 양평군민들은 물론 많은 국민이 고통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사업은 2021년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고, 사업착수를 위해 2022년 국토부가 '타당성평가'를 시작한 사업"이라며 "장관의 말 한마디로 백지화가 된 것부터, 변경안에 대한 여러가지 의혹들이 있고, 그리고 변경안을 추진할 경우 예상되는 사업 차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양평군은 지난해 7월 서울시 등 9개 지자체와 기관이 참여한 협의에서 '하남시 감일동~양평군 양서면' 시·종점을 유지하면서 나들목(IC)을 추가하는 안을 제1안(경제성, 타당성, 지역주민 편의성 등 이유)을 요구했다. 강상면을 종점으로 변경하는 노선도 2안으로 제시했지만, '경제성 재분석, 사업비 증액 예상'이란 문제점도 분명하게 제기했지만 국토부가 올해 1월 2차 협의 과정에서 서울시·경기도 등 12개 지자체와 기관에 변경된 노선을 공문(하남시 감일동~양평군 강상면(29km), '강하' 추가된 나들목 4개)을 보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불과 6개월 만에 전체 노선 27km 중 55%가 바뀐 이유는 무엇인가. 도대체 누가, 왜, 어떤 절차를 통해 노선을 변경했는지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며 "변경안대로 진행하면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이후 사업내용이 크게 바뀔 경우(총사업비가 기존안에 비해 15% 이상 증가 등)에는 '타당성재조사'의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감사원이나 국회가 요구할 경우에는 '타당성 재조사'를 하도록 되어 있다. 이 경우 기재부가 '타당성 재조사'를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저는 예산실장으로 고속도로 등 SOC에 대한 재원 배분을 숱하게 경험했고, 기재부 2차관으로서 예비타당성조사를 총괄하는 위치에도 있었다. 경제부총리로 국가 재정을 책임지면서 나라 살림도 책임졌다"며 "저의 경험으로 볼 때 해당 장관의 말 한마디에 이 정도 사업이 뒤집히는 것은 '국정의 난맥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 나아가 의혹 제기를 빌미로 백지화 운운하는 것은 사업을 볼모로 국민을 겁박하는 행태이며,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며 "제가 경제부총리로 있을 적에 경제부처 장관이 그와 같은 일을 했다면 대통령에 해임 건의를 해야 할 정도로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민주당 등 야권에서 제기하는 김건희 여사 일가에 대한 특혜의혹(종점 강산면 변경)에 대해선 "제가 갖고 있는 정보가 없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다만 의혹이 있다면 사실을 명백히 밝히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평군이 제한안 1안과 2안에 대해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첫째 애초의 사업목적에 부합하며, 둘째 주민의 숙원을 해결할 수 있고, 셋째 가장 빠르게 건설할 수 있는 안으로 즉시 추진돼야 한다"며 "제가 제시한 목적 원칙에 부합한다면 현재로서는 당초 안에 주민들이 원하는 나들목 IC를 설치하는 것이 주민 숙원도 해결하고, 가장 빠르게 도로를 건설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지사는 " 지금의 모든 혼란과 국론분열은 갑자기 튀어나온 변경안과 그것에서 비롯된 백지화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저는 경기도지사로서 원칙에 입각한 정부의 책임있는 조치를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6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원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 협의회를 가진 뒤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아무리 팩트를 얘기하고 아무리 노선을 설명해도 이 정부 내내 김건희 여사를 악마로 만들기 위한 민주당의 가짜뉴스 프레임(틀)을 우리가 말릴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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