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과 데이터 사이 '잠 못 이루는 도시'…추미림 "동시대 감성 구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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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톡 '먹통' 사태는 대한민국을 멈추게 했다.
추 작가는 "각종 장애물을 넘어 공주를 구하는 동키 콩 게임의 과정이 데이터를 넘어 목적지 없이 끝까지 올라가는 카오스 콩의 방식과 닮았다"며 "깨지고 이어지면서 여러 레이어가 복잡하게 섞인 카오스를 표현해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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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데이터 회화·설치 작품으로 표현
"'데이터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질문"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지난해 10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톡 ‘먹통’ 사태는 대한민국을 멈추게 했다. 해당 오류는 12년 만에 역대 최장시간 장애로 기록됐다. 곳곳에서 연락이 두절되고 카카오페이 등 주요 서비스들까지 중단되면서 ‘데이터 과의존 사회’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추미림(41) 작가도 피해를 몸소 느낀 사람 중 하나였다. 당시 사태의 여파로 주차장 정산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서 몇시간 동안 차를 빼지 못했다. “이렇게 데이터가 중심이 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추 작가는 그때의 느낌을 작업으로 표현해 보기로 했다.
11일 백아트갤러리에서 만난 추 작가는 “일상적인 환경을 ‘웹과 도시’로 설정하고, 두 장소의 감성과 특징을 작품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우리를 둘러싼 데이터는 어떤 모습이고 데이터가 지배하는 사회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전시장 중앙에는 집 모양의 작품 ‘카오스 콩’이 있다. 어릴 적 자주했던 아케이드 게임 ‘동키 콩’에서 착안해 작가가 상상한 ‘카오스 콩’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데이터의 그물 아래로는 작가가 이전에 작업했던 작품들이 희미하게 겹쳐 입게 되어 있다. 그림의 양옆으로는 사진 등의 데이터가 깨지거나 사라졌을 때 컴퓨터상에 나타나는 ‘엑스박스’가 그려져 있다. 추 작가는 “각종 장애물을 넘어 공주를 구하는 동키 콩 게임의 과정이 데이터를 넘어 목적지 없이 끝까지 올라가는 카오스 콩의 방식과 닮았다”며 “깨지고 이어지면서 여러 레이어가 복잡하게 섞인 카오스를 표현해 봤다”고 설명했다.
기술이 날로 발전하면서 디지털 이미지들을 손쉽게 출력하는 시대이지만, 정작 작가는 수개월이 걸리는 수작업을 고수하고 있다. 이미지를 구성하기 위해 스텐실을 만들고, 이를 찍어내고, 그 위에 붓으로 하나하나 채색을 한다.
“누구나 자신의 데이터가 언제든 유실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 속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이 불안감 속에서 데이터 사이를 운전하는(드라이브)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게 저만의 모습은 아닌 것 같아요. 데이터 사회를 살고 있는 동시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성 아닐까요.”
이윤정 (younsim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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