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한민국’ 운운한 뒤 탄도미사일 쏜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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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동해상을 향해 장거리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여러모로 예사롭지 않다.
북한의 '대한민국' 표현이 적대적 관계를 명확히 하려는 것이라면 향후 북한의 도발 수위가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적대국'으로 관계를 설정한 대한민국을 향해 어떤 도발에 나설지 모르는 만큼 대비태세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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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동해상을 향해 장거리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우리 군에 따르면 평양 일대에서 고각으로 발사된 미사일은 약 1000㎞를 날아간 뒤 동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여러모로 예사롭지 않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연이은 ‘군사대응’ 위협의 뒤끝인 데다 북한이 남측을 비난하면서 처음으로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으로 지칭한 가운데 이뤄졌기 때문이다.
김 부부장은 지난 10일과 11일 미군 정찰기의 북 배타적경제수역(EEZ) 비행을 ‘무단침범’이라고 비난하면서 “‘대한민국 군부’는 개입하지 말라”고 했다. 북한은 그동안 대남 비난 성명에서 ‘남조선’, ‘남조선 괴뢰’ 등의 표현을 썼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이 그동안 통일을 지향하는 같은 민족끼리의 특수관계로 간주해 온 남북 관계를 국가 관계, 적대국 관계로 변화시키려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난 1일 북한이 현대측의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사망 20주기 방북 요청을 거부할 때도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아닌 외무성이 나선 바 있다. 2019년 북미 협상 결렬 이후 북한에서 대남비서 직책이 없어지고 조평통의 존재감도 사라진 지 오래다.
북한의 ‘대한민국’ 표현이 적대적 관계를 명확히 하려는 것이라면 향후 북한의 도발 수위가 한층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비행의 자유가 인정되는 EEZ 상공 정찰비행을 트집 잡아 ‘격추’를 언급하고,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게 그 전조일 수도 있다. 북한이 ‘적대국’으로 관계를 설정한 대한민국을 향해 어떤 도발에 나설지 모르는 만큼 대비태세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또한 남북한 관계 설정 변경 시도에 대비해 우리가 법적ㆍ제도적으로 대응할 것은 없는지도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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