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곳곳 아름다운 '하모니'… 합창의 매력에 빠진 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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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동계올림픽에 이어 세계합창대회를 개최 중인 강원 강릉시가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할 발판을 마련했다.
12일 강릉시에 따르면 앞서 3일 개막해 13일 폐막하는 '2023강릉세계합창대회'에 세계 34개국, 323개 팀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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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합창단 참가 '음악의 맛' 선물
"조국에 평화를" 우크라 소녀합창단 화제
전통체험·콘서트 강릉시내 곳곳서 축제
5년 전 동계올림픽에 이어 세계합창대회를 개최 중인 강원 강릉시가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할 발판을 마련했다.
12일 강릉시에 따르면 앞서 3일 개막해 13일 폐막하는 '2023강릉세계합창대회'에 세계 34개국, 323개 팀에 참가했다. 모두 8,000여 명이 참가해 하모니를 선사하는 이번 대회는 28개 카테고리로 나눠 진행됐다. 강릉아레나에서 경포해변, 월화거리, 강릉역, 강릉시청 로비까지 시내 곳곳에서 하모니가 울려 퍼져 열흘간 강릉시내 전체가 음악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13일 오후 7시 30분부터 강릉아레나에서 예정된 폐막식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지난 10일 시작한 파트2 경연에서는 벨기에 아마란스 합창단과 네덜란드 데쿠르 클로즈 하모니 등 해외 유명그룹이 잇따라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명성에 맞는 하모니를 선사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선율에 빠져든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게 이들 합창단 공연은 본 관람객들의 찬사다. 데쿠르 클로즈 하모니도는 우정콘서트에서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한국어 가사로 직접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의 아픔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보그닉 소녀합창단은 국내외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하늘길이 막혀 폴란드를 거쳐 한국에 들어온 40명의 단원들은 지난 3일 산불 피해를 본 경포동을 찾아 희망을 노래했다.
"수시로 미사일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려 대피소에서 연습을 해야 했다"는 사연을 전한 지휘자 올레나 솔로비를 비롯한 단원들은 지난 5일과 6일 강릉아트센터와 경보해변콘서트에서도 조국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원했다. 지난 11일에는 산불로 작업실과 작품을 잃은 자폐화가를 찾아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들은 폐막식 무대에도 오른다.
이번 대회에는 합창단 경연뿐 아니라 글로벌 음악 발전을 위한 세계 합창총회(World Choir Council)도 열렸다. 귄터 티치 위원장을 비롯해 총회 이사진과 위원, 대회 심사위원, 국가별 위원 등 세계적인 음악가 4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관심을 모았다. 총회 참석자들은 강릉 오죽헌에서 세계 유일의 모자 화폐 인물인 신사임당(1504~1551)과 율곡 이이(1537~1584)의 생애와 업적을 소개하고,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농학 등 한국과 강릉을 배우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 이번 대회는 강릉의 문화와 전통이 어우러진 행사가 열려 의미를 더했다.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열린 강릉문화야행(夜行)과 강릉대호부관아와 서부시장에서 열린 달빛따라 관아여행 프로그램 등 지역축제와 합창대회가 절묘한 조화를 선보였다.
강릉시와 조직위는 이번 대회 참가한 합창단이 대학 기숙사와 숙박업소에서 하루 1,300개가 넘는 객실을 사용하는 등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됐다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대회 개막부터 별다른 문제없이 이벤트가 치러졌다. 5년 전인 2018년 2월 평창올림픽 빙상종목을 치렀던 도시다운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강릉시 관계자는 "대회 기간 동안 8,000여 명의 참가자와 관람객들이 강릉을 찾아 안전하게 대회를 마무리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며 "참가팀 모두 일정을 마치고 안전하게 고국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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