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시다 "오염수 방사능 기준 초과시 방류 중단"... '한국 전문가 참여' 요구엔 확답 없었다

김현빈 2023. 7. 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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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1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방류를 앞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해 우리 측 전문가의 방류 점검 과정 참여를 요구했다.

대통령실이 발표한 회담 결과에는 윤 대통령의 요청에 기시다 총리가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음에도, '한국 전문가의 방류 점검 과정 참여' 요구에는 확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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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테이블 오른 '후쿠시마 오염수'
기시다, 윤 입장하자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빌뉴스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빌뉴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방류를 앞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해 우리 측 전문가의 방류 점검 과정 참여를 요구했다. 방사성 물질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엔 방류를 즉각 중단할 것도 요청했다. 기시다 총리는 방사성 물질 농도의 기준치 초과 시 방류 중단을 포함한 적절한 대응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원자력 안전 분야의 대표적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면서도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적인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며 두 가지 요청사항을 기시다 총리에게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우선 "계획대로 방류의 전 과정이 이행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 정보를 실시간 우리 측과 공유하고 방류에 대한 점검 과정에 우리 전문가도 참여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방류를 중단하고 우리 측에 그 사실을 바로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기시다 총리는 "해양 방출 안전성에 만전을 기하여 자국민 및 한국 국민들의 건강과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방출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해양 방출 개시 후 IAEA의 검토를 받으며 일본이 시행하는 모니터링 정보를 높은 투명성을 갖고 신속하게 공표할 것"이라며 "만일 이 같은 모니터링을 통해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계획대로 즉시 방출 중단을 포함해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사실상 양국 국민들이 민감해하는 '오염수 방류'였다. 국내적으로 국민들의 건강·안전 및 수산업 종사자 생존권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우려 불식에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윤 대통령의 발언 수위에 관심이 쏠렸다. 윤 대통령은 '일본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하다'는 IAEA 결과를 존중하는 한편, 우리 국민들의 우려를 일본에 전달하면서 대내외적으로 발언 수위를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빌뉴스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 장소로 향하고 있다. 빌뉴스=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요구로 국민 우려 해소될까

다만 윤 대통령의 요청으로 국민들의 우려가 해소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대통령실이 발표한 회담 결과에는 윤 대통령의 요청에 기시다 총리가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음에도, '한국 전문가의 방류 점검 과정 참여' 요구에는 확답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7일 방한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에게 방류 후속 검증 과정에도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한국 측 전문가 참여 여부의 키는 사실상 방류 당사국인 일본이 쥐고 있는 셈이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12년 만에 셔틀외교가 복원된 것을 긍정 평가하고 양국 협력을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일 고위경제협의회의를 연내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회담장에서는 먼저 도착한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이 도착하자마자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빌뉴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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