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김치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 뒤에는 상원의원의 한국 사랑 있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서유근 특파원 2023. 7. 13.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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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달레나 솔라리 킨타나 상원의원
3년 노력 끝에 제정안 통과 시켜
11일(현지 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국문화원에서 만난 막달레나 솔라리 킨타나 상원의원은 “아삭한 배추 줄기의 식감과 매운맛이 어우러진 김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

“김치는 아르헨티나 전통 음식인 아사도(소고기 바비큐)나 초리판(아르헨티나식 소시지 샌드위치)과도 잘 어울립니다.”

이달 초 아르헨티나 하원이 찬성 171표, 반대 2표라는 압도적 표차로 ‘김치의 날’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한국 김치의 날과 같은 11월 22일이다. 외국에서 지자체가 아닌 정부 차원에서 김치 기념일을 만든 건 전례가 없다.

지난 3년간 동료 의원들을 설득해온 김치의 날 제정의 주역 막달레나 솔라리 킨타나(55) 상원의원은 주 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이번 기념일 제정으로 한국 전통 유산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국 이민자들의 지역사회 공헌을 재조명하며 양국 우호 관계가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끼니마다 반찬으로 먹을 정도로 김치 애호가다. 지역구인 미시오네스주(州)를 떠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휴가를 보내던 그는 휴가 기간 먹을 김치통을 꺼내 보여주기도 했다. 킨타나 의원은 “발효 음식인데도 살아 있는 아삭한 배추 줄기의 식감과 매운맛이 잘 어우러진 게 매력”이라며 “‘치김’(치킨에 김치)을 자주 한다”고도 했다.

한국문화원에서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운 그는 자신만의 조리법을 소개하며 김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건강 음식인 김치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표고버섯을 활용해 퓨전 요리를 만들고, 겨울엔 열을 내기 위해 따뜻한 물에 김치를 담가 국물을 마시기도 한다고 전했다.

2017년 북부 미시오네스주 지역구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하기 전까지는 주도(州都) 포사다의 문화예술기관장으로 근무해왔다. 이런 이력으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영화를 통해 한국 문화를 처음 접했고,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대사로 나오는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을 휴대폰에 저장할 정도로 한국 문학에도 관심이 많다.

한국문화원은 한국 문화 열성팬인 그에게 김치의 날 제정 법안 발의를 제안했고, 킨타나 의원은 흔쾌히 수락했다. 킨타나 의원은 “한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법안이 수월하게 상하원을 통과했다”며 “두 나라는 리튬 같은 중요 자원을 활용한 기술, 경제 면에서도 협력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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