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규모 적자에도 수신료 믿고 법카 펑펑 KBS, 더 이상은 안 된다
KBS 노동조합은 “남영진 KBS 이사장이 고향 근처에서 수백만원 상당의 물품을 법인 카드로 구매하고 회사 인근 중식당에서 한 끼에 150만~280만원대의 식대를 결제했다”며 “대규모 적자와 역대 최악의 재정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자장면 430그릇의 법인 카드를 쓴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다.
비상근인 남 이사장은 “고향인 충북 영동에서 4차례에 걸쳐 곶감 66만~183만원어치를 법인 카드로 구매해 KBS 이사와 사무국 직원들에게 보냈다”고 했다. 또 이사회 뒤풀이 만찬과 송년회 명목으로 수백만원의 식대를 법인 카드로 결제했다고 한다. 작년 12월에는 법인 카드로 592만원을 쓰기도 했다. 노조는 “불법 사용이 의심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강규형 전 이사가 법인 카드로 김밥 2500원 결제한 것까지 문제 삼아 그를 쫓아냈다. KBS 이사회의 여야 구도를 뒤집기 위해 부당 사용액이 더 큰 이사들은 놔두고 강 전 이사만 표적 삼았다. KBS 이사회는 그 후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서 법인 카드를 쓴 사람을 사장으로 추천했다. 이번엔 KBS 이사장이 선물 값이나 회식비로 수백만원씩 펑펑 쓴 기록이 나온 것이다. 부당 사용 여부를 떠나 적자와 방만 경영의 늪에 빠진 KBS 이사장에게 아무런 책임 의식이나 위기의식도 없는 것이다. KBS는 돈을 어떻게 나눠 먹고 탕진해도 망하지 않는다는 도덕적 해이가 회사 전체에 만연해 있다. 그렇게 믿는 구석 중 하나가 수신료 강제 징수였다.
지금 KBS는 독재 시절 때보다 더 편향되고 방만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체 인원 4400명 가운데 억대 연봉자가 2200여 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이 중 무보직자가 1500여 명이다. 수신료 6900억원 중 1500억원이 별로 하는 일 없는 간부들 급여로 나간다. 직원 중 상위 4개 직급 비율이 60%에 달해 시정 명령을 받았다. 방통위 재승인 심사 때 시정했다고 했지만 거짓말이었다. 오히려 상위 직급은 2765명에서 2820명으로 더 늘었다.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29만원이 됐고, 올해 1분기에만 400억원 넘는 적자를 냈다. 일반 기업이었으면 망해도 몇 번을 망했을 것이다.
수신료 강제 징수가 폐지되자 KBS 사장은 “공익적 프로그램의 축소·폐지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공익 프로그램 축소가 아니라 보직 없이 억대 연봉을 받는 1500명부터 구조 조정해야 정상 아닌가. 지금 KBS엔 이런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들어 설 자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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