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모든 괴담에 등장하는 얼굴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

조선일보 2023. 7. 13.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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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김건희 고속도로 게이트’ 기자회견엔 늘 보던 얼굴들이 또 등장했다. 매주 윤 대통령 퇴진 요구 집회에 나오는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우희종 서울대 명예교수, 구본기·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 등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들은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노선 변경에 비리가 있다며 ‘윤석열 탄핵’ ‘김건희 특검’을 주장했다. 며칠 전까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시위에서 같은 주장을 편 사람들이다.

이들은 광우병 문제도 알고, 선박 제조와 구조 문제도 알고, 잠수함과 어뢰 문제도 알고, 레이더 전자파 문제도 알고, 방사성물질 문제도 알고, 고속도로 노선 선정 문제도 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니 모든 괴담에 얼굴을 내밀고 이런저런 주장을 할 것이다. 그런 주장들은 모두 터무니없는 과장이거나 거짓으로 밝혀졌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면 또 나와서 이러지는 못할 것이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김건희 고속도로 게이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들이 어떤 괴담을 주장하든 일관된 흐름이 있다. 민주당이 정권을 잃고 야당일 때 여당을 공격하기 위한 괴담을 주장한다. 구호도 언제나 같다. 광우병·천안함 괴담 때는 ‘이명박 탄핵’, 세월호·사드 괴담 때는 ‘박근혜 탄핵’이었고, 지금은 후쿠시마·고속도로를 갖고 ‘윤석열 탄핵’을 주장한다. 이들이 괴담 주장을 하면 민노총이 장악한 TV 방송들이 확성기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과정도 늘 그대로다.

이들이 괴담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는 것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광우병 촛불 시위로 취임 3개월 만에 새 정부의 국정 동력을 무너뜨린 것이 큰 성공 사례 중 하나다. 미선 효순양이 살해당했다는 괴담과 김대업 괴담은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 작년 한 해만 해도 역술인 천공의 국정 개입설, 청담동 술자리 의혹, 핼러윈 참사 기획설 등 아니면 말고식의 무수한 괴담이 쏟아졌다. 특히 먹거리 등 사람 건강과 관련된 괴담을 잘 만들면 효과가 더 크다는 사실을 이들은 잘 알고 있다. 수산 시장에서 손님 발길이 뜸해지고 천일염 사재기가 벌어지는 황당한 사태는 이들에겐 큰 성공이다. 분명한 것은 다음 괴담이 무엇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이들이 또 얼굴을 내밀 것이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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