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과시에 질렸다… 1020, 스레드 속 솔직함-유머에 ‘푹’

김하경 기자 2023. 7. 13.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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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서시은 씨(28)는 스레드 출시 이후 여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달라졌다.

그동안은 인스타그램과 뉴스 기사 검색, 인터넷 서핑 등을 번갈아 했지만 스레드 출시 뒤에는 인스타그램과 스레드만을 오간다.

페이스북(2004년), 트위터(2006년), 인스타그램(2010년) 출시 이후 10여 년간 두각을 나타낸 SNS가 없던 상황에서 스레드가 이용자들의 갈증을 풀어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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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닷새만에 1억명 가입 스레드
부모가 모르는 미개척 새 플랫폼
허세 없는 짧은 글 소통이 매력
“수익 노린 팔로어 선점” 분석도
직장인 서시은 씨(28)는 스레드 출시 이후 여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달라졌다. 그동안은 인스타그램과 뉴스 기사 검색, 인터넷 서핑 등을 번갈아 했지만 스레드 출시 뒤에는 인스타그램과 스레드만을 오간다.

서 씨는 “주변 친구 대부분이 스레드에 가입해 나도 출시 당일에 가입했다”며 “자랑하고 행복한 척하는 인스타와 달리 스레드에서는 부담 없이 이야기하는 분위기라 인스타에서 느낀 피로감을 여기서 해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메타가 트위터 대항마로 내놓은 스레드가 5일(현지 시간) 출시된 지 닷새 만에 가입자 1억 명을 돌파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11일 한국 내 스레드 애플리케이션(앱) 설치자 수는 107만 명, 사용자 수는 52만 명으로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저커버그의 표현처럼 가입자 증가 속도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데에는 스레드라는 플랫폼의 특수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 부모가 모르는 새로운 플랫폼

트렌드 전문가들은 스레드의 인기 비결 중 하나로 ‘오랜만에 등장한 새로운 SNS’라는 점을 꼽았다. 페이스북(2004년), 트위터(2006년), 인스타그램(2010년) 출시 이후 10여 년간 두각을 나타낸 SNS가 없던 상황에서 스레드가 이용자들의 갈증을 풀어줬다는 설명이다.

스레드가 기성세대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아직 ‘부모가 모르는 미개척 플랫폼’으로 남은 점도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 요인이 되고 있다. 사생활을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세대들이 SNS에서 가족이나 가까운 친지들과 연결되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껴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현주 SM C&C 미디어센터 미디어1팀 팀장은 “페이스북의 인기가 인스타그램으로 옮겨 간 이유 중 하나도 페이스북이 대중화되며 기성세대 이용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엄마 아빠가 모르는 우리만의 공간을 찾자’는 마음으로 새로운 놀이터를 찾아다니는 것은 디지털 유저들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자기 과시’가 덜하다는 점도 젊은 세대들이 스레드에 느끼는 매력 중 하나다. 사진과 영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던 인스타그램과 달리 짧은 글 위주의 스레드 게시물이 오히려 담백해 보인다는 평가다. 취준생 최모 씨(25)는 “어느샌가 취직한 친구들이 인스타그램에 좋은 식당의 예쁜 음식 사진을 올리고, 명품 가방을 찍어 올리는 모습을 보고 괴리감을 느껴 인스타그램을 안 보게 됐는데, 스레드에는 각종 유머와 솔직한 심정을 담은 글들이 올라와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 일찌감치 팔로어 선점해 경제적 이익 기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통해 많은 팔로어가 경제적 수익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경험한 이용자들이 팔로어 선점을 위해 스레드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쓰팔’(스레드 팔로)을 모아 새로운 플랫폼에서 인플루언서가 되려는 수요가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기업 나스미디어의 김태이 책임매니저는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를 합친 신조어로 1020세대)는 자신을 콘텐츠화하고 능동적인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세대”라며 “이런 특성이 스레드에도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스레드의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직장인 이준섭 씨(25)는 “‘잘난 척’ 대신 ‘쿨해 보이는 척’을 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을 느끼는 친구들은 글을 올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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