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192] 동이불화(同而不和)하는 교수들
화이부동(和而不同), 간단히 말하면 같은 편이라도 잘못이 있으면 함께하지 않고 도리를 따른다는 말이다. 군자가 가는 길이다. 동이불화(同而不和), 같은 편이면 무조건 편들고 다른 편이면 무조건 배척한다는 말이다. 요즘 유행하는 내로남불이다.
‘논어’에는 이와 비슷한 말이 또 나온다. 비이부주(比而不周)는 사사롭게 가까운 자들만 친하게 여기고 두루 사람을 사귀지 않는다는 말인데 동이불화(同而不和)와 같은 뜻이다. 당연히 주이불비(周而不比)는 화이부동(和而不同)과 사실상 같은 말이다.
공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 주이불비(周而不比)하는 사람을 군자, 비이부주(比而不周), 동이불화(同而不和)하는 사람을 소인이라고 했다. 이때 군자란 공공 마인드가 있다는 뜻이고 소인은 패거리 의식에 물든 사람이라는 뜻이다.
얼마 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추도식에서 김모 교수가 내뱉은 말을 보면 귀를 의심케 한다. 그는 박 전시장의 비서 성추행 혐의에 대해 “수천 수만 지지자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온 너에 대한 저열한 주홍글씨”라고 했다. 너새니얼 호손이 이럴 때 쓰라고 ‘주홍글씨’를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사람이 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쳤구나!
시민 모임 ‘독립’이라는 단체가 있나 보다. 이 단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모 교수는 노무현 정권 때 국사편찬위원장까지 지낸 역사학계 원로이다. 이 교수는 요즘 후쿠시마 오염수(혹은 처리수) 방류 반대에 적극적이다. “2년 전만 해도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을 규탄했던 여당 국회의원들이 이제는 오히려 일본 정부를 변호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분노스럽다.” 최근 한 집회에 나와서 한 말이다.
어디 이 두 교수뿐이랴! 예전에 수업 시간에 시위에 참여하지 않고 강의를 들으러 교실에 온 학생들에게 “역사를 외면하는 무지한 자들!”이라며 모두 F학점을 준 교수도 있었다. 돌이켜 보면 ‘해방전후사의 인식’ 못지않게 이런 엉터리 교수들이 참 큰 해악을 남겼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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