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동부에 하루새 한달치 비 쏟아져… 비상사태 선포

뉴욕=김현수 특파원 2023. 7. 1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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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동부의 버몬트주, 뉴욕주 등을 강타한 폭우로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230mm가 넘는 비가 내렸다.

곳곳에서 주민과 차량이 고립됐고 구조 요청 또한 속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동유럽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버몬트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번 폭우는 지난달 전 세계의 기록적 더위를 야기한 '엘니뇨'(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와 관련이 깊다고 과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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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몬트주 하루 230mm 넘는 폭우
110여명 구조… 항공 2700편 취소
뉴욕주 6시간동안 190mm 퍼부어
텍사스 등 남서부선 ‘살인 폭염’
남서부는 41도 찜통 11일 한낮 최고기온 41도를 기록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한 여성이 물에 적신 수건을 머리에 뒤집어쓴 채 힘겨워하고 있다. 미 남서부에선 연일 38도를 오르내리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은 당분간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스틴=AP 뉴시스
미국 북동부의 버몬트주, 뉴욕주 등을 강타한 폭우로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230mm가 넘는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가옥이 침수되고 항공편 2700여 편이 취소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동시에 미 남서부는 ‘살인 폭염’에 시달리는 등 극단적 기상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1일 버몬트주에서는 하루 전부터 최근 한 달 치 강수량을 넘긴 200∼230mm 안팎의 비가 쏟아졌다. 곳곳에서 주민과 차량이 고립됐고 구조 요청 또한 속출했다. 주 전역에서 110명 이상이 구조됐지만 더 많은 이들이 고립 상태에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동유럽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버몬트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물바다로 변한 도심 10일 230mm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미국 버몬트주 배리 도심이 물바다로 변한 가운데 카약에 탄 남성이 노를 저어 중심 도로를 건너고 있다. 버몬트를 비롯한 미 북동부에 쏟아진 폭우로 가옥과 차량이 대거 침수됐고 항공편 2700여 편이 취소됐다. 배리=AP 뉴시스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홍수는 역대급 재앙”이라고 말했다. 2011년 미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은 그나마 하루 만에 끝나 40여 명이 사망하는 데 그쳤다.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는 그때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간 기상예보업체 ‘아큐웨더’는 이번 홍수 피해로 최대 50억 달러(약 6조5000억 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주 웨스트포인트 일대에서도 6시간 동안 강수량이 190mm를 넘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하늘이 뻥 뚫렸다. 살아생전에 보기 어려운 폭우, 이것이 뉴노멀이 됐다”고 했다.

이번 폭우는 지난달 전 세계의 기록적 더위를 야기한 ‘엘니뇨’(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와 관련이 깊다고 과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역대급 더위와 정체된 기류가 수분을 머금은 거대한 수증기 기둥을 만들어 짧은 시간 동안 미 북동부를 강타했다는 것이다.

유명 기후학자 마이클 만 펜실베니아대 교수는 CNN에 “지속적인 온난화와 엘니뇨, 변화하는 제트기류 조건이 모여 극한의 기상현상이라는 ‘퍼펙트 스톰’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적인 폭염이 곳곳에서 극단적 기상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전 세계 어디서든 갑작스러운 폭우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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