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주면 VIP석 예매” 대리 티케팅 활개… 웃돈 없인 표 못사

주현우 기자 2023. 7. 1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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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케팅에 성공하면 정상 요금에서 1층 지정석은 50만 원, VIP석은 40만∼100만 원 추가됩니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의 공연 티켓을 대신 예매해 주겠다는 한 '대리 티케팅' 판매자는 웃돈으로 최대 100만 원을 요구하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이 업체는 "최고의 전문가들이 공연 표뿐만 아니라 대학 수강 신청과 영어유치원 입학 신청 등 성공적인 예약을 책임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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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22만원에 100만원 웃돈 예사
온라인 암표상들 공연 표 싹쓸이
팬들 “정상가격 구매 거의 불가능”
매크로 쓰면 처벌… 근절엔 한계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티케팅에 성공하면 정상 요금에서 1층 지정석은 50만 원, VIP석은 40만∼100만 원 추가됩니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의 공연 티켓을 대신 예매해 주겠다는 한 ‘대리 티케팅’ 판매자는 웃돈으로 최대 100만 원을 요구하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최근 월드투어를 마친 슈가가 다음 달 4∼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깜짝 앙코르 콘서트를 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0일부터 시작되는 티케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판매자는 매크로 프로그램(특정 작업을 반복적으로 계속하게 만드는 소프트웨어)을 이용해 구하는 22만 원짜리 VIP석 표를 5배가 넘는 122만 원에 팔겠다고 밝힌 것이다. 공연을 즐겨 본다는 직장인 전모 씨(42)는 “결국 피해는 매크로를 이용하지 않는 일반인들이 입게 된다”며 “이렇게까지 해서 공연을 봐야 하나 싶어 씁쓸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 ‘대리 티케팅 경력 9년, 성공률 97%’ 홍보도

엔데믹 이후 오프라인 공연이 재개되면서 온라인 암표상들의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SNS에 ‘대리 티케팅’을 검색하자 수고비를 받고 티케팅을 대신 해주겠다는 홍보글 수백 건이 검색됐다. 사업자등록까지 버젓이 해놓고 “업계 최고의 성공률을 자랑한다”는 곳까지 있었다. 이 업체는 “최고의 전문가들이 공연 표뿐만 아니라 대학 수강 신청과 영어유치원 입학 신청 등 성공적인 예약을 책임진다”고 했다. ‘대리 티케팅 경력 9년, 성공률 97%’ 등의 홍보 문구를 내걸기도 했다.

대리 티케팅으로 돈을 번다는 유모 씨(19)는 “12만 원을 주면 대기창을 건너뛰고 바로 예매창으로 진입할 수 있는 직접 링크와 매크로 프로그램 6, 7개를 살 수 있다”며 “이를 활용하면 하루에 많게는 100만 원도 벌 수 있다”고 했다.

온라인 암표상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팬들의 정상적인 티켓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직장인 강모 씨(40)는 “지난해 아이유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려고 홈페이지에 접속했을 때 앞 순번 대기자만 32만6000명이어서 깜짝 놀랐다”며 “최근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으면 웃돈을 줘야 공연을 볼 수 있는 구조가 돼 버렸다”고 했다.

● ‘암표방지법’ 시행에도 “사각지대 여전”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거래 플랫폼 무신사가 거래 플랫폼 ‘솔드아웃’에 공연 티켓 카테고리를 추가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솔드아웃에는 이달 29일 서울에서 열리는 가수 이찬원의 정가 12만1000원짜리 티켓이 42만5000원에 올라와 있다. 이를 두고 플랫폼이 이른바 ‘암표 거래’를 공개적으로 중개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올 2월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대량으로 티켓을 사 모은 뒤 비싸게 파는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공연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법을 위반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했지만 시행은 내년 3월부터여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했는지 적발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한 티켓 예매사 관계자는 “보안 프로그램을 통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잡아내고 의심 정황이 있으면 경찰에 신고하지만 새로운 매크로 프로그램이 계속 생겨나고 있어 완전히 차단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암표 거래 신고 건수는 4224건으로 2021년 785건에 비해 5배 이상으로 늘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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