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신청 여성·계약직·청년 콕 집어 비하 논란...여당 공청회 자리

김용욱 기자 2023. 7. 13. 00:0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고용노동청 직원 "실업급여 신청 웃으면서 방문, 어두운 얼굴 드물어"
"고용보험 목적 맞는 그런 남자분들 같은 경우, 어두운 표정"
"여자분들, 계약 기간 만료, 젊은 청년들, 이 기회에 쉬겠다고 와...샤넬 선글라스 구입도"
박대출 의장 "실업급여 받는 것이 일해서 버는 돈보다 더 많아지면서 문제 발생"

[미디어오늘 김용욱 기자]

12일 국민의힘 노동개혁특위가 주관한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고용센터에 방문한 여성, 계약직, 청년들을 콕 집어 거론하며 '웃으면서 방문하고 어두운 얼굴은 드물다' '일했을 때 살 수 없었던 샤넬 선글라스를 사든지 이런 식으로 즐긴다'는 발언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이 같은 발언은 조 모 서울노동고용청 소속 실업급여 담당자가 실업급여 현장에서 느낀 문제점을 여당 의원들과 노동부 차관 등에게 생생하게 소개하려다 나왔지만, 실업급여 신청자들의 표정까지 일반화해 거론한 데다 여성과 계약직, 청년 노동자들은 일을 안 하고 고가의 사치품을 즐긴다는 식으로 말해 사실상 비하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조 모 담당자는 “퇴직하면 퇴사 처리가 되기 전에 실업급여를 신청하러 사람들이 센터를 방문한다. 웃으면서”라며 “웃으면서 방문을 하신다. 어두운 얼굴로 오시는 분들은 좀 드무시다”라고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실직 상황을 즐긴다는 해석의 여지가 있게 전했다.

조 모 담당자는 “장기간 근무하고 갑자기 실업을 당해서 저희 고용보험이 생겼었던 목적에 맞는 그런 남자분들 같은 경우, 정말 장기적으로 갑자기 그런 분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오신다”며 “여자분들, 계약 기간 만료, 젊은 청년들, 이 기회에 쉬겠다고 오신다. 그다음에 실업급여를 받는 도중에 해외여행 간다. 그리고 자기 돈으로 내가 일했었을 때 살 수 없었던 샤넬 선글라스를 사든지 옷을 사든지 이런 식으로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저희가 생각했었을 때 이거는 아니지 않느냐 그리고 일자리를 소개하려고 연락하면 이분들 딱 하시는 말씀이, 아니 처음 와서 신청할 때부터 그런 분도 계시다. '나 취업 안 할 테니까 일자리 소개하지 마. 취업하라고 하지 마' 이렇게 시작하는 분들도 계시다”며 “그리고 좋은 자리가 나와서 연락하면 '죄송하지만, 끝날 때까지 연락 안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말씀들을 하신다”고 전했다.

서울노동청 담당자는 “그리고 본인들끼리 대기하는 동안에도 얘기를 하신다. '요번에 내가 급여가 얼마가 나오는데 언제까지 몇 개월까지는 하니까 끝날 때쯤 해서 우리가 취업을 하자' 이렇게 본인들도 얘기하고 계시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게 제대로 굴러가는 게 맞는지 저희들도 나름대로 법에 맞춰서 규정에 맞춰서 최선의 노력으로 취업하시라고 도와드리고는 싶은데 본인들 스스로가 거부하시니까 솔직히 속상한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조모 담당자는 “정말로 필요한 제도인데 필요한 분한테 정말로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없어지기보다는 좀 오래오래 있기를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실업급여 받는 것이 일해서 버는 돈보다 더 많아지는 사례가 생기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현행 실업급여가 취업을 촉진하기는커녕 실업급여 타려고 퇴사와 재취업을 반복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고, 사업주들은 퇴사시켜 달라는 직원들을 달래거나 진땀을 뺀다고 한다”고 말했다.

박대출 의장은 “산업 현장의 구인난은 가중되어 가고, 오랜 기간 묵묵히 일해 온 수많은 근로자는 보험료 내는 사람 따로 있고, 실업급여 타는 사람 따로 있느냐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우대받고, 재취업하려고 노력하는 분들이 보호받는 공정한 노동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공정한 노동시장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노동개혁의 핵심 중에 또 하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임이자 노동개혁특위 위원장도 “최저임금보다 높은 실업급여, 무제한 반복 수급, 부정수급 등이 구직자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며 “이런 현상을 두고 항간에서는 일하는 개미보다 베짱이를 더 챙겨주느냐면서 비난하는 여론도 보았다”고 말했다.

임이자 위원장은 “불공정한 실업급여 제도가 고용보험 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노동시장의 개혁은 공정성 회복이다. 실업급여의 공정한 운영 또한 윤석열 정부가 추구하는 노동개혁의 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영상엔 서울노동청 실업급여 담당자의 전체 발언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임이자 국민의힘 노동개혁특위 위원장의 주요 발언이 담겼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