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서운했다. 화도 났다" QS 57%에도 버림받았던 구관의 격정토로, 142km 고속커터로 귀환 "부단히 노력했다"[인터뷰]
[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280일 만에 KIA 타이거즈로 돌아온 좌완 토마스 파노니(29). 더 강해져서 돌아왔다. 2주간의 공백과 시차적응과 습한 무더위 속 4이닝 소화에 그쳤지만 스피드업된 커터를 주종으로 만들어 돌아왔다. 패스트볼, 커브 등 느린 볼과 조화를 이루면 공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파노니는 12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6차전에 선발 등판, 4이닝 4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 하며 3대2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KIA는 파죽의 6연승과 삼성전 올시즌 6전 전승을 이어갔다.
장마 사이 한증막 같은 습한 날씨 속에 마운드에 오른 파노니는 초반 살짝 고전했다.
1회 뜬공 2개로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구자욱에게 2루타, 호세 피렐라에게 볼넷으로 1,2루 위기를 맞았다. 강민호를 뜬공 처리하고 24구만에 첫 이닝을 마쳤다.
2회는 삼자범퇴였지만 16구를 던졌다. 3회도 삼자범퇴. 투구수를 9개로 점차 줄이며 롱런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박찬호의 선제 솔로포로 1-0으로 앞선 4회가 문제였다.
선두 구자욱에게 우전안타, 피렐라에게 좌익선상 2루타로 무사 2,3루에 몰렸다.
4회까지 76구를 소화한 파노니는 1-2로 뒤진 5회초 데뷔 후 첫 구원등판에 나선 루키 윤영철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전반기 2경기 남긴 시점. 선발투수의 불펜 전환이 이뤄지는 총력전의 시기다운 한 템포 빠른 교체였다.
파노니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당연히 더 던지고 싶기는 했지만 공을 못 던진 지 2주 정도 됐고, 시차 적등 문제도 있었기 때문에 알맞게 끊어졌다고 생각한다"며 "4회에 조금 흔들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괜찮았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KIA 김종국 감독도 "파노니는 올 시즌 KBO리그 첫 등판이라 굳이 무리 시키지 않았다. 다소 몸이 무거워 보였다. 비록 2실점을 하긴 했지만 다음 등판에서는 더 발전된 투구를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노니는 이날 커터, 직구 위주로 던졌다. 33구를 던진 커터 최고구속은 142㎞. 27구를 던진 직구 최고 구속은 143㎞와 거의 차이가 없어 범타유도를 많이 할 전망이다.
KIA는 지난해 14경기에서 3승4패 2.72의 평균자책점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퀄리티스타트가 절반이 넘는 8경기, 그중 4경기는 퀄리티스타트+였다.
82⅔이닝 동안 탈삼진 73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단 24개에 그쳤다. 정교함으로 승부하는 투수. KIA는 강력한 구위를 원했다. 아도니스 메디나로의 교체가 이뤄졌던 이유.
하지만 메디나가 기대 이하의 성적(12경기 2승6패 6.05)을 거두자 다시 승부수를 띄웠다. 그나마 나았던 앤더슨(14경기 4승7패 3.76)까지 교체했다. 마리오 산체스와 파노니가 영입됐다.
지난 겨울 재계약 불발에 아쉬움은 없었을까.
파노니는 "당연히 좀 서운한 마음이 있었다. 솔직히 화도 났다. 시즌을 새로 시작할 재계약 할 만한 성적을 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도 "지나간 과거일 뿐이다. 너무 좋았던 기억이 많은 한국의 KIA로 다시 와서 뛰게된 점이 너무 기쁘고, 기대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미국으로 돌아간 파노니는 부단히 노력했다. 커터를 완벽한 주무기로 만들어냈다.
그는 "올 시즌 커터를 포커스에 두고 부단히 연습 했다. 직구를 빠르게 던지려고 하다보니 커터 구속도 함께 빨라진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운함을 발판으로 더 강해져 돌아온 파노니. KIA의 후반기 대약진의 중심에 설 핵심 투수의 귀환이다. 컨디션을 만들어 돌아올 후반기 첫 등판이 기대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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