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청평사 주지 도후스님 “정성 담긴 한 그릇은 식사 이상의 의미입니다”

김진형 2023. 7. 1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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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나와 남을 나누지 않습니다. 다른 이들의 고통은 곧 나의 고통입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춘천 청평사(주지 도후스님)가 오는 16일 오후 2시 춘천 중앙로 일원에 무료급식소인 '자비의 집'을 연다.

="우리 불자들은 1년 넘게 매월 둘째주 토요일이면 춘천교구에서 운영하는 한삶밥집에서 봉사를 이어왔다. 천주교가 월·수·토요일 급식을 제공하고 우리가 남은 날들을 채워주는 셈이다. 종교를 떠나서 많은 분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 사제들의 희생과 헌신도 많이 배운다. 마음 속으로 협력이 이어지는 것 같다." -청평사에 부임한 지 1년 반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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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춘천 ‘자비의 집’ 개원
매주 3회 이웃 위해 식사 제공
“타인의 고통은 곧 나의 것
사회적 책무 실천 또한 수행”
▲ 청평사 주지 도후스님이 춘천 자비의집 개원을 앞두고 최근 본지와 인터뷰했다. 스님은 지역사회를 위한 종교의 역할, 청평사의 역사적 가치 등에 대해 설명했다.

“불교에서는 나와 남을 나누지 않습니다. 다른 이들의 고통은 곧 나의 고통입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춘천 청평사(주지 도후스님)가 오는 16일 오후 2시 춘천 중앙로 일원에 무료급식소인 ‘자비의 집’을 연다. 나이와 소득에 상관없이 주 3회 점심 식사를 제공한다. 지난해 천주교 춘천교구가 무료급식소 ‘한삶밥집’을 연 것에 이은 종교계의 나눔 행보로 이목을 끈다. 최근 청평사에서 만난 도후스님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분들이 하루 한 끼의 식사만이라도 걱정 없이 드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자는 생각”이라고 무료급식소 개소 이유를 밝혔다. 은은한 차향과 함께 스님과 나눈 대화를 싣는다.

- 무료급식소를 여시게 된 배경은.

“요즘 우리 사회가 놓인 상황이 녹록지 않다. 어려운 분들일 수록 더욱 어려운 사회가 됐다. 노인 빈곤 문제도 매우 심각하다. 지역 내 어려운 노인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한다. 불교는 본래 대중과 호흡하는 종교다. 자비의 집 개원 또한 생명을 살리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하게됐다. 종교가 사회적 책무를 실천해야 한다는 점도 개원의 이유다. 산 속에 사는 것만이 승려의 본모습은 아니다.”

-자비의 집 운영방식은 어떻게 되나.

“춘천불교사암연합회 스님들과 불자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고 있다. 좋은 음식을 대접하기 위한 전문조리사도 초빙했다. 자원봉사자 분들이 자발적으로 팀을 짜서 급식과 청소, 조리 등을 맡아 주기로 했다.”

-자비의집 의미를 더 설명해주신다면.

“지역 공동체가 나서서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다. 정성을 다한 마음이 함께 담긴 한 그릇은 단순한 식사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홀로 계신 분들의 마음까지도 어루만져 드릴 수 있다. 꼭 노인이 아니더라도 사정이 있으신 분들이면 와서 점심을 드셨으면 한다. 또 연화복지재단(가칭)을 설립, 지역 사회의 어려운 일들을 앞장서서 살피고 힘을 보탤 계획이다. 복지재단으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수행공동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천주교 춘천교구와의 소통 행보로도 관심을 모았다.

=“우리 불자들은 1년 넘게 매월 둘째주 토요일이면 춘천교구에서 운영하는 한삶밥집에서 봉사를 이어왔다. 천주교가 월·수·토요일 급식을 제공하고 우리가 남은 날들을 채워주는 셈이다. 종교를 떠나서 많은 분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 사제들의 희생과 헌신도 많이 배운다. 마음 속으로 협력이 이어지는 것 같다.”

-청평사에 부임한 지 1년 반이 흘렀다.그간의 소회는.

=“수행자로서의 삶을 마감할 때 어떤 모습으로 살다 갈지 많이 고민했다. 이곳 청평사는 절도 아름답고 수행도 하기 좋은 곳이다. 화도 나지 않고 평안한 마음 뿐이다. 처음 부임했을 때는 관리가 부실한 모습도 많이 보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정원 주변에 중장비가 들어갔던 흔적도 있었다. 고려정원의 역사적 가치를 발굴하고 알리기 위해 사찰에서 할 일이 무엇인지 찾고, 관련 포럼도 가질 생각이다. 유네스코 등재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있고, 사찰을 방문한 외국 전문가들은 한국 정원의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주기도 했다. 청평사의 문화재적 가치에 대해 춘천시는 물론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강원특별자치도민들에게 한 말씀.

“나의 즐거움과 행복은 바로 모든 생명의 즐거움과 행복이 되고, 다른 분들의 고통은 곧 나의 것이다. 어려움은 함께 이겨나가고 즐거움과 행복을 모든 생명과 함께 나누겠다는 동체대비(불보살의 대자비·모든 고통과 슬픔을 자기 몸이 겪는 것으로 받아들임)의 실천 의식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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