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이혼] 아들 학폭으로 피해자 사망…"양육권 없는데 내 책임 있나"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이혼한 아내가 양육권을 지니고 있는 상태에서 아들의 학교폭력 피해자로부터 손해배상 청구를 당한 남편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아내와 이혼 후 그에게 아들의 양육권을 넘긴 한 남편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조은수 기자]

사연에 따르면 남편은 이혼 후 법에 따라 아내에게 양육비를 지급하고 있었으나 외국으로 나가는 일이 빈번해 아들을 만나는 면접 교섭을 거의 하지 못했다.

아들 역시 중학교에 올라간 뒤 학교생활이 바빠졌고 이들 부자는 가끔 문자나 메신저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거나 생일 등 기념일에 선물을 주는 것이 교류의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던 아들은 학교 폭력을 저질렀고 그에게 폭력을 당한 피해 학생 1명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피해 학생의 부모는 남편의 아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또 부모로서 미성년자에 대한 감독 의무 위반을 이유로 남편에게도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사진=조은수 기자]

남편은 "제 자식으로 인해 벌어진 일은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억울하다. 미성년자 감독 의무 위반은 전적으로 아내의 책임 아닌가"라고 물었다.

사연을 접한 송미정 변호사는 "이혼으로 부모 중 한 명이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될 경우 친권 등을 가지지 않는 다른 부모를 비양육친이라 한다"며 "비양육친은 친권과 양육권이 없기 때문에 자녀 보호와 교양에 관한 친권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비양육친이 자녀에 대해 자주 상의하고 자녀 상태를 모두 알고 있는 등 향후 아이에게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는 것을 예상한다면 양육친에게 자녀의 문제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권고해야 한다. 이를 하지 않는다면 비양육친 역시 미성년자에 대한 감독 의무를 부과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사진=픽사베이]

이어 "미성년자에 대한 감독 의무는 부모에게만 인정되는 것이기에 부모 중 한 명이 재혼한 경우 재혼 배우자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도 "재혼 이후 양육친의 배우자가 아이를 입양해 친양자 관계가 형성되면 재혼 배우자 역시 손해배상을 책임질 수 있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불법행위로 사람이 사망한 경우 재산적 손해와 정신적 손해를 청구할 수 있다. 불법행위자인 미성년자는 손해로 계산된 금액 모두를 배상해야 하지만 감독 의무를 지닌 부모의 경우 과실상계를 통해 손해배상액이 감액된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