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송평인]209년 ‘비동맹 중립국’ 스웨덴의 나토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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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사는 17세기까지만 해도 북방의 강국 스웨덴을 빼고 쓸 수 없었다.
프로이센은 베를린 중심의 브란덴부르크와 쾨니히스베르크 중심의 동프로이센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프리드리히 빌헬름 선제후가 1660년 동프로이센을 스웨덴과 폴란드의 지배에서 해방시키면서 왕국으로 가는 길을 닦았다.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는 스웨덴과의 대(大)북방 전쟁(1700∼1721년)에서 이겨 발트해를 차지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건설해 강대국화의 초석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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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은 19세기에 들어와 프랑스 나폴레옹에게 독일 쪽에 있던 스웨덴령 포메라니아(포메른)를 빼앗기고 러시아에 핀란드까지 뺏겼다. 반(反)나폴레옹 진영에 선 덕분에 1814년 빈 체제에서 덴마크를 대신해 노르웨이와 연합 왕국을 이루기 위해 군대를 움직인 이후로는 한 번도 전쟁을 치르지 않았다. 이것이 서서히 중립화로 이어졌다. 20세기에 들어와 제1,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의 침공을 피하기 위해 중립 노선을 지켰고 전후까지 계속됐다.
▷스웨덴의 중립성은 우리나라와도 관련이 깊다. 6·25전쟁이 끝나면서 정전협정을 감시하기 위한 중립국 감독위원회가 구성됐다. 유엔사령부가 선임한 두 나라가 스웨덴과 스위스다. 이명박 정부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 진상을 조사하는 민관 합동위원회를 구성할 때 해외 전문가 팀에 중립국 스웨덴을 포함시켜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유 진영인 서유럽과 공산 진영인 동유럽으로 나뉜다. 북유럽은 노르웨이를 빼고 중립 진영으로 남았다. 핀란드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의 공격을 당한 이후 독일에 협력하기도 했지만 1944년 연합국으로 전향했다가 전후 중립국을 표방했다. 다만 소련의 영향력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고 해서 핀란드화라는 말이 생겼다. 유럽에서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영세중립국을 제외하고 가장 중립국다운 중립국은 스웨덴이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을 신청했다. 나토 가입은 전 회원국이 찬성해야 가능한데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서 교묘한 줄타기를 하던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반대하다가 최근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두 나라의 가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튀르키예는 찬성의 대가로 숙원이던 유럽연합(EU) 가입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승자는 한때 유럽의 적이었으나 비유럽 국가로서 최초의 EU국이 되는 튀르키예이고 최대 패자는 표트르 대제 이후 다시 발트해에서 길이 막힌 러시아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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