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슈퍼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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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평생 한 번 볼까말까 한 진기한 장면이 나왔다.
신시내티의 신인 엘리 데 라 크루스가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7회 도루 3개를 성공했다.
안타를 치고 나간 데 라 크루스는 다음 타자의 2구째에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4구째엔 3루까지 내달렸다.
데 라 크루스는 빅리그 데뷔 15경기 만인 지난달 24일엔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히트)도 달성한 슈퍼 루키(super rooki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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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라 크루스는 빅리그 데뷔 15경기 만인 지난달 24일엔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히트)도 달성한 슈퍼 루키(super rookie)다. 한 경기에서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쳐낸 것이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루키 풍년이다. 가장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애리조나의 코빈 캐럴이다. 호타준족의 표본으로 신인왕을 넘어 최우수선수(MVP) 경쟁을 펼치고 있다. 1901년 이후 3경기 이상 연속해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최연소(만 20세 71일) 투수가 된 마이애미의 에우리 페레스도 빼놓을 수 없다.
스포츠에서 신인을 뜻하는 루키의 어원은 분명하지 않다. 루키가 이런 의미로 쓰인 건 1913년 시카고 레코드 헤럴드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글북’으로 유명한 영국 소설가 러디어드 키플링이 1892년 출간한 소설 ‘막사의 담시(Barrack-room ballad)’에서 군의 신병들을 가리키는 말로 먼저 사용됐다.
한국 여자 골프계도 ‘슈퍼 루키 3인방’으로 떠들썩하다. 신인왕 타이틀을 다투는 황유민, 방신실, 김민별이 그들이다. 황유민은 지난 9일 끝난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김민별과 연장 승부 끝에 우승했다. ‘괴물 장타자’ 방신실에 이어 올 시즌 신인으로는 두 번째 우승자다. 김민별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도 시간 문제로 보인다. 조아연·임희정 등의 치열한 경쟁으로 시즌 마지막 경기를 남기고서야 신인왕 수상자가 결정됐던 2019 시즌 못지않은 접전이 예상된다.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모르지만 3인방의 경쟁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괴담과 선동, 정쟁이 판치는 정치판을 잠시라도 잊게 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원재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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