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욕설 도배된 인터넷 뉴스 댓글, 정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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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앙 강점기에 비하면 긴 장마는 축복이지.", "시원하게 쏟아져라. 국개들 좀 다 델꼬 바다로 가라."
요즘 인터넷 뉴스 댓글이 심각한 수준이다.
전·현 대통령이 나오는 뉴스에 이들을 욕하는 댓글은 기본으로 달리는데, 그대로 따라 적기 민망할 정도의 표현이 난무한다.
이 역시 좋게 볼 수 없지만, 경제·사회 등 모든 뉴스 영역에 걸쳐 정치인을 욕하는 요즘 댓글은 상식의 영역을 이미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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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앙 강점기에 비하면 긴 장마는 축복이지.”, “시원하게 쏟아져라. 국개들 좀 다 델꼬 바다로 가라.”
이 역시 좋게 볼 수 없지만, 경제·사회 등 모든 뉴스 영역에 걸쳐 정치인을 욕하는 요즘 댓글은 상식의 영역을 이미 뛰어넘었다. 주가가 떨어진 것도, 비가 오고 수해가 예상되는 것도 모두 대통령 때문이다. 폭력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음주운전이 늘어나는 것 역시 정치인 잘못이다.
국회의원이 법을 만들고, 대통령이나 선출직 공무원이 행정을 하니, 사회기반시설 취약이나 범죄가 늘어나는 등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는 데 정치인의 책임이 없는 건 아니지만, 요즘 댓글을 보면 우리 사회가 ‘정치 만능론’에 빠져 있는 듯하다.
유사 이래로 완벽한 정치인은 없었고, 완벽한 제도도 존재하지 않았다. 역사 속 위대한 인물로 여겨지는 미국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노예제 등을 둘러싼 남부와 북부의 대립으로 남북전쟁을 치렀다. 오늘날의 한국을 있게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한글 창제자이자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꼽히는 세종대왕은 외교에 있어 중국 사신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글 보급에 대한 반대 역시 극심했다. 그들이 이 시대를 살아갔다면, 온라인 댓글로 정신이 피폐해졌을지도 모르겠다.
정치인의 잘못을 지적하는 건 문제가 아니다.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보다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고 책임이 커지는 만큼 비판의 대상이 되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더 좋은 세상을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비판이나 제언이 아니라, 본질에서 한참 벗어난 욕설만 난무하는 댓글로 온라인에 도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댓글이 불만을 배출하는 하수구가 돼 버렸다.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것도 이런 분노의 결과인지 모른다. 가짜뉴스가 난무하는 건 이를 만드는 이들이 돈에 눈이 멀거나 관심병에 걸려서이기도 하지만, 이를 사실로 믿길 원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점점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반대 의견엔 적개심을 드러내는 ‘분노사회’가 돼가고 있다. 인터넷 세상은 여당과 야당 지지라는 양 극단의 ‘스테레오 타입’으로 갈라지고,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이들은 변절자 취급을 받는다.
과거 오락실 앞에 설치된 망치로 두더지를 때려잡는 게임기처럼, 내 생각과 다른 의견은 튀어나오는 즉시 척결해야 할 대상이 된다. 집단으로 두더지를 때려잡듯이, 나와 같은 의견을 가진 이들과 특정 대상을 함께 욕하며 위안과 카타르시스를 얻는다.
이미 댓글이 자체 정화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으니, 이제는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댓글 개수를 지금보다 더 제한하거나, 아예 댓글 창을 잠시 닫는 실험까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무더운 여름, 인터넷 이용자 스스로도 댓글을 조금 멀리하며 화를 식혀 보면 어떨까 싶다. 휴가 기간만이라도 댓글을 멀리하면 체감온도가 조금은 떨어지지 않을까.
엄형준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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