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토부 "시·종점 변경 14건"...사실상 노선 변경은 전무
[앵커]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이 백지화된 건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노선으로 종점이 변경되면서, 특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국토교통부는 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시작과 종점이 달라지는 사례가 많다고 해명했는데 최근 5년 사례를 살펴보니 이번처럼 종점을 포함해 사실상 노선 자체가 바뀐 경우는 없었습니다.
윤해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토부가 공개한 타당성 평가 과정에서 고속도로의 시·종점이 달라진 사업 목록입니다.
지난 2010년 이후 추진된 10개 사업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5건이나 바뀐 것만 보더라도, 예비타당성 조사 이후 시·종점이 바뀌는 건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오히려 예비타당성 안이 그대로 추진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YTN이 최근 5년간 추진된 사업들의 노선이 실제로 어떻게 달라졌는지 따져봤습니다.
먼저 2020년 8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인천 계양∼강화 고속도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고서입니다.
시작점은 같았고, 종점이 강화군 강화읍 갑곳리에서 선원면 신정리로 바뀌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선 길이는 오히려 1.6km 줄었고, 전체적인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됐지만, 타당성 평가 과정에서 노선이 조정된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와 세종∼청주 고속도로 신설 사업 사례도 유사합니다.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는 부산 강서구 송정동에서 시작해 경남 김해시 활천동으로 이어지는 노선은 똑같았습니다.
다만, 종점부를 남해 고속도로와 연결하면서 전체 길이가 0.7km 단축됐습니다.
이르면 연내 착공 예정인 세종∼청주 고속도로도 마을을 둘러가기 위해 노선이 0.2km 늘어났을 뿐, 전체적인 틀은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양평∼서울 고속도로는 달랐습니다.
종점이 위치한 행정구역이 기존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바뀌었고, 노선 연장은 물론, 전체의 절반 넘는 노선이 바뀌었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설치해야 할 교량은 11개, 터널은 3개 더 늘었습니다.
이 정도라면 아예 새로운 노선이라 보고, 별도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강경우 /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명예교수 : 지금은 누가 보더라도 상당히 오차 범위를 넘어섰다고 할 수 있거든요. 예비타당성 조사는 200∼300페이지 나와 있는데, 그렇게까지는 안 되더라도 최소한 거기에 준하고 비교할 만한….]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바뀐 종점에 대한 분석 결과가 담긴 환경 영향 평가 보고서 초안 전문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YTN 윤해리입니다.
촬영기자 : 이승주
영상편집 : 김혜정
그래픽 : 김효진, 박유동
YTN 윤해리 (jmcho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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