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물가 2년여래 최저…연준 금리 얼마나 더 올릴까(종합)
연준, 이번달 인상할듯…2회는 '글쎄'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 징후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밑돌며 2년여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다만 주거비(shelter) 등 일부 서비스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2회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CPI 상승률 3.0% ‘예상 하회’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0%를 기록했다. 전월 수치(4.0%)보다 큰 폭 낮아졌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3.1%)를 하회했다. 지난 2021년 3월(2.7%) 이후 2년3개월 만의 최저치다. CPI는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6월 9.0%까지 치솟은 뒤 빠르게 하향 안정화하고 있다. 전월 대비 CPI는 0.2% 올랐다. 이 역시 월가 전망치(0.3%)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8% 올랐다. 시장 전망치(5.0%)를 밑돌았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0.2% 뛰었다. 근원물가는 변동성이 큰 품목을 뺀 것이어서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준다.
지난달 물가는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둔화했다. 에너지 물가는 전월 대비로는 0.6% 올랐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16.7% 급락했다. 특히 에너지 분야 내 휘발유 가격은 1년 전보다 26.8% 폭락했다.
다만 일부 서비스 물가의 상승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7.8% 각각 올랐다. 주거비는 월세,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과 관련한 모든 비용을 포함한 수치다. ‘끈적한’ 인플레이션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교통 서비스는 전년 대비 8.2% 올랐다. 이외에 식료품까지 5.7% 급등했다.
월가는 일단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에 더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키 프라이빗 뱅크의 조지 마테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 전선에 상당한 진전이 보이고 있다”며 “연준은 이번 보고서를 그들의 (긴축)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확인으로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티 스티븐슨 미시건대 교수는 “이것은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게임”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것은 (노동시장이) 붕괴하는 것이 아니라 둔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725%까지 내린 게 그 방증이다. 전거래일 대비 17bp(1bp=0.01%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오전 9시40분 현재 일제히 1% 안팎 반등하고 있다.
연준의 추가 인상 횟수 관심
다만 여전히 물가 수준이 높다는 의견 역시 적지 않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연준 목표치(2.0%)를 훨씬 웃도는 근원물가를 지적하면서 “경제는 매우 튼튼하고 은행 부문은 안정돼 있고 재정정책은 다소 확장적일 수 있다”며 “연준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브라이트 MLS의 리사 스터트밴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 비용이 의미있게 내려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더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연준이 추후 얼마나 금리를 올릴 지다. 시장은 일단 이번달 인상은 기정사실화하면서도 연준이 천명하고 있는 두어번 추가 인상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5.25~5.50%로 25bp 올릴 확률을 92.4%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93.0%와 거의 비슷하다.
다만 9월과 11월, 12월 FOMC 때 5.50~5.75%로 올릴 가능성은 각각 14.8%, 28.2%, 23.8%로 베팅하고 있다. 전날 30%대에서 큰 폭 떨어졌다. CNBC는 “시장은 이번달 금리 인상이 마지막일 것이라는데 프라이싱(가격 책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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