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협에 함께 맞선다” 손잡은 나토·아태 4國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각)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는 나토 동맹 31국과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국(AP4) 정상이 참석해 상호 안보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북미·대서양과 인도·태평양의 안보가 서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한 것이다. 특히 나토 동맹국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 회의에서도 중국을 ‘도전’으로 규정하고 북한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거듭 촉구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속도를 내는 중국·러시아·북한의 결속에 맞서 나토와 AP4 국가들이 중국 견제를 위한 집단 안보 태세 구축에 속도를 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의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 핵·미사일 도발, 디지털 매체와 사이버 공간의 가짜뉴스 유포와 대중 선동 등을 언급하며 “이런 위협들을 만들어내고 조장하는 것은 전체주의와 권위주의 세력”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들은 권력을 지키기 위해 전쟁과 폭력, 여론 조작을 서슴지 않고, 그 과정에서 국제 규범이 무시되고 기존의 합의와 약속이 파괴된다”며 “이럴 때일수록 가치를 공유하는 우리가 더욱 굳게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는 물론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라며 “나토 동맹국들이 공동성명에서 5년 만에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한 것은 엄중한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와 상호 군사 정보 공유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한·나토 간 사이버 안보 협력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군사 정보 공유 확대를 위해 나토의 바이시스(BICES·전장 정보 수집 활용 체계) 가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AP4 정상 회동도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회동에서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며 “대서양의 안보와 태평양의 안보가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며 “AP4는 나토와 연대해 강력한 집단 안보 태세를 확립해야 한다”고 했다.
나토 정상들은 회의 첫날인 11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러시아는 물론 중국에 대한 견제·압박 메시지를 냈다. 나토 정상들은 성명에서 “중국은 우리의 이익과 안보, 가치에 도전하는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을 공표했다”며 “중국은 전략, 의도, 군사력 증강과 관련해 불투명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세계에서 입지를 키우고 힘을 발휘하기 위해 광범위한 정치·경제·군사적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빌뉴스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우리의 적(敵)이 아니다”라면서도 “중국은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점점 더 도전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을 규탄하는 것을 거부하는 동시에 대만을 위협하며 근원적인 군비 증강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동맹국들은 중국의 강압 행동에 대항해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토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AP4 국가 정상들을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했고, AP4 정상들은 모두 참석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최근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내가 올해 초 방문한 일본과 한국의 지도자들은 오늘 유럽에서 벌어지는 일이 내일 아시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분명히 했다”고 했다.
유럽연합(EU) 주재 중국대표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토의 발표는 냉전적 사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며 “중국의 권익을 해치는 행위는 결연한 반격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나토는 미국의 도끼, 창, 삽이 됐다”고 비난했다.
☞AP4(Asia-Pacific Partners 4)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된 아시아 태평양 국가 중 자유·평화·번영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4국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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