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넘게 안 보이는 중국 외교부장 ‘건강상 이유’ 놓고 각종 추측 난무

이종섭 기자 2023. 7. 1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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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강의 아세안 회의 불참에
코로나 확진·좌천설 나돌아

몇주째 외교 활동을 중단한 친강 중국 외교부장(사진)의 건강 상태 등을 놓고 외교가에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가 건강 문제를 활동 중단 이유로 들었지만 자세한 상태 등이 알려지지 않고 있어서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친 부장이 ‘신체(건강) 원인’으로 13∼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다며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 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대신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친 부장의 건강 문제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친 부장은 지난달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베트남·스리랑카 외교장관 회담을 끝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다. 그가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조만간 복귀할 것이라는 홍콩 매체의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통상적인 코로나19 감염자 격리·치료 기간을 감안할 때 친 부장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더라도 3주 가까이 활동을 중단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친 부장의 건강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하고 중병에 걸린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는 이유다. 당초 지난 10일 중국을 방문해 친 부장을 만날 예정이던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의 방중이 갑자기 취소됐고, 최근까지 해외 고위 인사 방문 등 일련의 중국 내 외교 활동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도 그의 활동 중단을 가벼운 건강상 이유로 보기는 힘들게 만드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외교 수장으로서 친 부장의 입지에 큰 문제가 생겼거나 중대한 문제를 일으켜 경질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온다. AP통신 등 일부 외신은 그의 아세안 회의 불참 소식을 전하면서 지난 연말 한동안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다 사실상 좌천된 자오리젠 전 외교부 대변인의 사례를 언급했다.

친 부장은 외교부 대변인을 거치며 중국의 강경한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를 상징하는 인물로 외교가에서 인식돼 왔다. 그는 주미 대사를 거쳐 지난해 말 외교부장에 임명됐고, 올해 3월에는 국무위원을 겸직하며 탄탄한 승진 가도를 달려왔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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