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파죽의 9연승···침묵의 팀 타선 깨운 ‘메기 효과’[스경X리뷰]
프로야구 두산 이승엽 감독은 12일 문학 SSG전에 앞서 “조금 오래 걸렸지만 이런 날을 기다렸다”고 했다. 전반기 막판 연승 결과도 결과지만, 경기 내용이 당초 기대했던 수준에 근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경쟁력 있던 마운드에는 더욱더 힘이 붙었다. 두산은 7월 이후 지난 주말까지 8연승을 달리면서 팀 평균자책 1.85를 기록했다. 두산이 연승 행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견고한 투수진을 배경으로 그간 침체해 있던 타선이 살아나고 있는 덕분이다.
두산 타선은 이미 리그 대표급으로 한 차례 이상 정점을 찍은 ‘베테랑 그룹’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공수겸장 포수 양의지를 비롯해 정수빈, 허경민. 김재환에 올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 양석환 등이 타선을 이끌고 있다.
아쉬움이라면 이들 그룹 속에서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새로운 이름들이 나오지 않았다. 팀 타선이 지난 6월까지 고전한 이유였다.
두산 타선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새로운 자원이 나와 연승의 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 6월까지 고전했던 외국인타자 호세 로하스가 살아난 덕분이기도 하지만, 퓨처스리그에서 새롭게 올라온 박준영(26)이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준영은 지난 겨울 FA 시장을 통해 NC로 이적한 포수 박세혁의 보상선수다.
두산은 12일 SSG전 또한 박준영의 역전 결승타로 잡았다. 1회말 SSG 선두타자 추신수에게 솔로홈런을 내준 뒤로 0-1로 끌려가던 7회초. 두산은 1사 2·3루에서 이날 9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한 박준영의 좌익수 왼쪽 깊은 곳에 떨어지는 2루타로 2-1로 전세를 뒤집은 흐름을 이어가 4-1로 승리했다.
박준영은 또 3-1로 리드하던 9회 선두타자로 나와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출루한 뒤 득점에 성공하면서 팀이 득점에 목마를 때마다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박준영은 지난 9일 잠실 키움전에서 3안타를 때리는 등 지난주 1군에 올라온 뒤 12타수 5안타 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두산은 7월 전승이자 9연승을 달렸다. 두산이 9연승을 달린 것은 2018년 6월15일 대전 한화전 이후 1853일만이다. 또 이승엽 감독은 역대 베어스 사령탑 데뷔 시즌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프로 원년인 1982년 김영덕 감독이 OB 베어스 지휘봉을 잡고 9연승을 달렸고, 1984년에는 김성근 감독이 9연승을 기록한 이력이 있다. KBO리그 전체 역사에서는 1997년 천보성 LG 감독을 비롯한 3명이 감독 데뷔 시즌 10연승까지 달렸다.
두산은 이날 SSG전에서도 선발 브랜든 와델이 6이닝 4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마운드에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에 야수진에서는 박준영 같은 새 얼굴이 나타나는 이른바 ‘메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메기 효과’는 미꾸라지를 장거리 운송할 때 수족관에 메기 한 마리를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생기를 얻어 죽지 않는다는 속설의 경제 용어다. 두산은 2015년 이후 전성기를 열며 주전급 야수들이 끝없이 커 올라와 장기간 최강 야수진을 구축했는데 최근에는 새 얼굴이 나오지 않아 고심이 컸다. 막혔던 길이 새롭게 열리고 있다.
박준영은 경기 뒤 “꼭 연승을 이어가겠다고 잠실에서 팬분들에게 약속했다. 그 다짐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며 “조성환 수비코치님께서 수비적으로 정말 많이 신경 써주셨다. 좋지 않은 점을 고치고, 좋은 점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조언해주시는데 이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문학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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