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짜리 주식 2만7천원 된다” 속인 일당 검거
864명에 110억원 가로채
51명 붙잡아 11명 구속
100원짜리 주식이 2만7000원까지 오를 것이라며 비상장 주식을 속여 판매한 뒤 110억원 상당을 가로챈 사기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비상장 주식이 곧 상장될 것이라고 속여 피해자 864명으로부터 110억원 상당을 가로챈 일당 51명을 지난달 30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중 11명은 구속됐다.
일당은 상장 조건에 맞지 않는 3개 회사의 비상장 주식이 곧 상장될 것이라고 속여 판매한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범죄조직을 꾸린 것으로 보고 피의자 33명에 대해선 범죄단체조직죄를 추가로 적용했다. 구속된 피의자 2명은 대마와 케타민을 투약한 마약류관리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조직폭력배 출신인 범행 총책은 2020년부터 불법 리딩방을 운영하던 중 더 수익이 나지 않자 2022년 1월 비상장 주식을 판매하는 것으로 범행 수법을 변경했다. 경찰은 총책이 리딩방 운영 당시 수집했던 개인정보를 이용해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을 유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당은 주당 100원 수준의 A사와 B사 주식과 500원 수준의 C사 주식의 상장이 확정됐으며, 상장 이후에는 약 2만7000원까지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속였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전화, 문자 등으로 “상장 시 300% 수익”이라고 홍보하는 등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또 다른 총책은 다른 범죄조직이 비상장 주식 판매 실적이 좋은 조직원을 빼가려 하자 칼로 상대 조직원을 위협했다.
지난해 3월 첩보를 통해 사건을 인지한 경찰은 이들이 범행 수법을 비상장 주식 판매로 변경한 것을 파악한 뒤 총책과 관리책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해왔다. 경찰은 일당이 범죄수익금으로 취득한 현금과 고급 시계 등 7억원 상당의 금품을 압수하고, 27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추징 보전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카페 등에서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 사기 위험이 높으니 신중히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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