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한가 5종목 추천+359억 부당이득' 주식카페 운영자 '구속'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5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 연루돼 수백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의혹을 받는 대형 포털 사이트 주식 카페 운영자가 12일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주식 투자 카페 '바른투자연구소' 소장 강기혁(52)씨 등 3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모두 도망할 염려로 발부됐다"라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앞서 오전 10시26분께 검찰 호송차량에서 내린 강씨는 '시세조종으로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강씨는 이른바 'VIP 투자자 리스트'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없는 것을 확인했다"며 "3개월 이상 계좌추적 수사를 했기에 나와 가족들 계좌에 어떤 자금도 유입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미 검찰이나 금감원이 다 확인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억울한 부분은 경제민주화운동을 열심히 했고 주식을 열심히 하다가 대출이 막혀서 더 이상 살 수 없었던 상황이었을 뿐"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변호사님이 잘 소명해주실 거라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좋은 취지에 공감해 열심히 투자해 주신 분들에게 예기치 못한 엄청난 피해가 발생된 부분에 대해, 내가 더 이상의 능력이 없다 보니 그런 상황을 막지 못한 부분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강씨 등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방림, 동일산업 등 5개 종목을 대상으로 수십개의 계좌로 수천회에 걸쳐 통정매매 등 시세조종을 통해 359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는다.

앞서 5월14일 방림, 동일산업, 만호제강, 대한방직, 동일금속 등 총 5개 종목이 낮 12시를 전후로 비슷한 시간대에 하한가를 기록했다. 강씨가 운영하는 카페에서는 이 5개 종목이 꾸준히 추천 종목으로 거론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단성한)는 하한가 사태 다음날인 같은 달 15일과 16일 강씨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강씨가 입원한 병원에서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확보했다.

아울러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 연속 강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6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012년 개설된 바른투자연구소는 증시에서 저평가된 종목들을 중심으로 배당 확대와 경영 참여 등 소액주주운동을 표방하는 곳으로,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종목을 추천하고 매매를 진행하는 투자 커뮤니티로 알려졌다.

강씨는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5년 8월까지 공범들과 코스피 상장사 조광피혁, 삼양통상, 아이에스동서, 대한방직을 상대로 약 1만회에 걸쳐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재판에서 징역 2년의 집행유예 4년, 벌금 4억원이 확정되기도 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