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구-허벅지 맞고도 버틴' 문동주, '만루위기' 김범수가 지웠다... '명품 투수전' 승자는 한화였다 [잠실 현장리뷰]
한화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7⅓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친 문동주와 1회 결승 2타점 2루타를 날린 문현빈의 활약 속에 2-1 승리를 거뒀다. 8회 접전 상황이 있었음에도 경기 종료 시간은 오후 9시 8분으로 경기가 열린 5개 구장 중 단연 가장 빠르게 종료됐다.
한화는 2연승과 함께 34승 40패 4무를 기록했다. 이날 KT 위즈에 3-4로 진 키움 히어로즈를 제치고 8위로 올라섰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에서 경쟁하고 있는 공동 4위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와 승차도 3경기에 불과하다. 지난달 중순 이후까지 최하위에 머물던 한화는 이후 8연승 등 놀라운 상승세를 타며 후반기 가을야구를 꿈꿀 수 있을 만큼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전반기 1위를 확정한 LG는 50승 고지를 앞두고 2연패에 빠지며 49승 30패 2무를 기록했다. 한화는 양 팀의 시즌 상대 전적을 4승 5패 1무까지 끌어올렸다.
이날은 투수 운영에 관심이 쏠렸다. KBO리그에서 5년 차에 접어든 켈리지만 올 시즌 기복을 보이고 있어 3선발 이상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 임찬규를 불펜에 대기 시키기로 한 것이다.
경기 전 염경엽 LG 감독은 "내일 출전 명단에서 임찬규를 뺐다. 신중하게 기용할 것이다. 100% 확신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날은 비구름이 잠실구장을 피해갔지만 전반기 마지막 날인 13일 다시 많은 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날 총력전을 펼칠 각오가 돼 있다는 것이었다.
한화는 이진영(우익수)-김인환(지명타자)-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문현빈(중견수)-최재훈(포수)-닉 윌리엄스(좌익수)-정은원(2루수)-이도윤(유격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로는 문동주가 나섰다.
최원호 한화 감독의 고민은 타선이었다. 닉 윌리엄스가 '강한 2번타자' 역할을 맡아주는 게 최선이라면서도 최근 부침을 겪는 김인환을 투입한 이유에 대해 "켈리한테도 좋았고 상대가 우투수라는 점을 고려했다"며 "김인환(좌타)과 김태연(우타)을 플래툰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부진에 빠진 윌리엄스를 향해선 "타격코치와 폼을 계속 수정 중이다. 결과를 신경쓰지 말고 즐겁게 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2회부터 임찬규가 불펜에 나타났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기에 켈리가 더 흔들릴 경우 임찬규를 조기 투입해 끝까지 따라 붙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켈리는 이후 급격히 페이스를 되찾았다. 2회 안타를 하나 내줬으나 이진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고 11타자 연속 범타를 이끌어내는 호투를 펼쳤다. 6회초 노시환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채은성에게 곧바로 3루수 병살타를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6회까지 투구수는 76구에 블과했다.
한화 선발 문동주도 역투를 펼쳤다. 5월 다소 흔들렸으나 속구 평균 시속 153㎞ 빠른 공을 앞세워 5승 6패 평균자책점(ERA) 3.69로 눈부신 2년 차를 보내던 문동주는 1회부터 삼진 2개를 섞어 삼자범퇴를 기록했고 2회와 3회 안타 하나씩을 내줬으나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주자를 내보내고도 침착하고 과감한 투구로 위기를 지워냈다.
행운도 따랐다. 6회 첫 타자 신민재에게 안타를 맞았고 리그 도루 1위 신민재가 빠르게 스타트를 끊었으나 포수 최재훈의 완벽한 송구로 주자를 지워냈다. 힘을 얻은 문동주는 홍창기를 커브로 돌려세웠고 문성주의 땅볼 타구를 직접 잡아 불꽃 송구로 직접 1루 주자를 잡아내며 6회를 채웠다. 투구수는 75구.
두 투수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나란히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켈리는 86구를 던지고 8회부터 함덕주에게 공을 넘겼다. 문동주는 7회 2사에서 오지환의 타구에 허벅지를 맞으면서도 침착하게 1루로 공을 뿌려 아웃을 잡아내는 집중력도 자랑했다.
7회까지 86구를 뿌리며 무사사구 무실점 눈부신 호투를 뽐낸 문동주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박동원을 유격수 팝플라이로 돌려세웠으나 문보경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박해민에겐 이날 첫 볼넷을 허용했다.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방문했으나 교체는 없었다. 스스로 이닝을 마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배려였다.
이미 투구수는 100구를 넘은 상황. 연신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뿌렸으나 7구 째를 받아 친 신민재의 타구가 좌익수 앞 애매한 위치로 향했고 유격수 이도윤의 글러브에 맞고 떨어지며 1사 주자 만루가 됐다. 결국 문동주 대신 LG전 5경기 '미스터제로'의 좌투수 김범수가 구원 등판했다.
김범수의 4구를 받아 홍창기의 원바운드 타구가 투수 키를 넘었고 유격수 이도윤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병살타로 처리하긴 늦은 상황 1루로 공을 뿌려 1점과 아웃카운트 하나를 맞바꿨다. 문성주와는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내주며 다시 한 번 루상이 가득 찼다. 상대는 베테랑 김현수였지만 김범수는 슬라이더를 던져 2루수 땅볼로 위기를 지워냈다.
경기 후 최원호 감독은 "앞으로 2주간 쉬기 때문에 문동주를 길게 가져가려는 계획이 있었는데 8회까지 올라와 최소실점으로 역투해줬다"고 칭찬했다.
문동주는 "전력분석을 할 때도 그렇고 코치님이나 (최)재훈 선배와 얘기해봐도 모든 경기 플랜이 같다"며 "공격적으로 가자는 것밖에 없어 잡 생각이 없다. 그래서 스트라이크를 많이 공략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문동주는 속구(62구)와 커브(37구), 슬라이더(9구)로 세 구종으로 LG 타자들을 상대하면서도 8회 1사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탈삼진이 5개에 불과했지만 공격적인 투구로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보다 빠르게 이끌어내며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다.
선배들에 대한 감사인사도 잊지 않았다. 문동주는 "(김범수가)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막아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내 점수를 지켜주기 위해 더 열심히 던져준 것 같다"며 1점 차 리드를 지킨 박상원에 대해서도 "(박)상원이 형에게도 너무 감동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로써 문동주는 6승 째를 수확했다. ERA도 3.69에서 3.47로 낮추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문동주의 이날 속구 최고 시속은 156㎞에 달했고 108구를 뿌리며 종전 개인 최다 투구수(2023년 6월 7일 잠실 두산전 101구) 기록도 갈아치웠다. 김범수는 시즌 9번째 홀드(3승 2패), 박상원은 7번째 세이브(4승)를 챙겼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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