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쥐 피 이식하니, 늙은 쥐가 회춘했다... “노화 되돌릴 시대 올 것”
지난 20세기 인간 평균 수명이 30년 늘었다. 지금까지 노화는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되돌릴 수 없다고 여겼다. 노화 제어는 중세의 연금술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21세기 들어서며 바이오와 유전자 의학 발달로 노화 현상을 직접 중재하여 극복하거나 제어하는 바이오, 생체 공학 기술이 연이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몸뿐 아니라 마음도 바꾸고 삶의 패턴까지 변화시킬 것이다. 이에 불로장생 염원의 신화가 현실화하는 미래를 대비하고자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 교수의 노화 혁명 칼럼을 연재한다. 박 교수는 서울대 의대 생화학과 교수를 지내며 국내 100세인 연구를 체계적으로 시행한 장수 의학 석학이다. /편집자
인간은 반은 사람, 반은 새, 또는 반이 말인 반인반수(半人半獸) 하이브리드 생명체 신화를 창안했다. 인간과 동물이 합체하여 날거나 뛰는 능력을 극대화하고 싶은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하이브리드 개념을 노화 연구에 적용하는 놀라운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 스탠퍼드대 란도 박사팀의 병체 결합 실험은 노화 연구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방법이 과감했다. 병체 결합은 서로 다른 두 개체를 수술적 방법으로 붙여서 혈액 순환계를 공유하도록 하는 술기이다. 어떤 장기가 손상된 쥐와 정상 쥐의 배와 복강을 붙여서 병체 결합 후 양쪽을 비교한 연구는 있었다. 스탠퍼드 팀은 늙은 쥐와 젊은 쥐를 병체 결합하여 비교한 실험을 해서 노화 연구의 의표를 찔렀다.
결과는 의외였다. 젊은 쥐와 병체 결합해 늙은 쥐의 간, 근육, 심장, 심지어 뇌까지 젊어진 것이다. 병체 결합체끼리 순환하는 혈액 인자가 결정적 작용 요인으로 작동해 각 조직의 줄기세포가 활성화됐다. 이를 통해 늙은 쥐가 젊어지고, 젊은 쥐는 늙는다는 것이다. 이는 노화가 비가역적이고 불가피하다는 숙명적 개념을 뒤집어 버리는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노화의 유연한 가변성이 제시된 것이다. 이후 노화를 제어하거나 유지하는 데 필요한 회춘 유도 인자와 노화 유도 인자가 차례로 거론되면서 노화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하고 있다. 후속으로 젊은이의 혈액을 활용하는 다양한 노화 제어 및 퇴행성 질환 치료가 예고되고 있다. 아직 검증이 더 필요하겠지만 상상 속의 하이브리드 신화가 과학화되고 현실적으로 응용될 수 있게 됐다. 노화는 이제 되돌릴 수 있는 생명 현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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