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대법관의 ‘책팔이’... 미 연방대법원 또 도덕성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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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스캔들과 편향된 판결로 '신뢰의 위기'에 처한 미국 연방대법원이 이번에는 '책 강매'로 도마에 올랐다.
첫 히스패닉(라틴계) 대법관인 그는 자서전 '희망의 자서전'과 동화책 '그냥 물어보세요', '터닝 페이지: 내 인생 이야기' 등을 쓴 다작 작가이기도 하다.
AP통신 보도에 대해 연방대법원은 "대법관들은 윤리 강령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책을 강매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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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작' 소토마요르, 대학에 필요 이상 강매
'부패 스캔들' 클래런스도 책 강매 논란
부패 스캔들과 편향된 판결로 ‘신뢰의 위기’에 처한 미국 연방대법원이 이번에는 ‘책 강매’로 도마에 올랐다. 대법관들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대학에서 강연을 하고 그 대가로 저서를 구입하도록 강요한 사실이 폭로되면서다.
AP통신은 11일(현지시간) 최근 수년간 대법관들이 방문한 대학과 공공기관의 관련 자료 100여 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대법관들의 대학 방문이 책을 판매하는 편리한 방법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대학과 기관들은 부자들을 초청해 기부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대법관과의 만찬'이나 '대법관의 강연'을 적극적으로 유치했고, 대법관들은 이를 책 인세를 챙길 기회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소토마요르 보좌관이 대학에 접촉해 '강매 요구'
가장 적극적으로 책을 강매한 인사는 진보 성향의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이었다. 첫 히스패닉(라틴계) 대법관인 그는 자서전 '희망의 자서전'과 동화책 '그냥 물어보세요', '터닝 페이지: 내 인생 이야기' 등을 쓴 다작 작가이기도 하다.
AP통신은 소토마요르 대법관의 보좌관이 학교에 대량 구매를 알선하는 등 책 강매에 앞장섰다고 보도했다. 그는 미시간주립대 신입생 배포용으로 1만1,000권을 주문하도록 유도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클렘슨 대학교 측이 “대법관이 책에 친필 서명을 하기엔 60권은 너무 많지 않느냐"고 걱정하자 “대부분 기관에서 400권 이상을 주문한다”며 구매를 부추겼다. 또 1,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그램 주최자에게 “250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추가 구매를 요구하기도 했다.
억만장자 친구로부터 고액 스폰을 받아 비판받은 보수 성향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이번에도 빠지지 않았다. 그는 2017년 텍사스주의 맬레넌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주최한 비공개 만찬에 참석했는데, 학교 측은 참석자 100여 명에게 나눠 주기 위해 그가 2007년에 낸 자서전 '내 할아버지의 아들'을 주문했다.
미 연방대법관은 최고재판소와 헌법재판소 기능을 모두 담당해 영향력이 막강하다. 종신 임기도 보장받는다.
그럼에도 이 같은 도덕적 일탈이 가능한 이유는 윤리 규정이 느슨해서다. 하급법원 연방 판사는 ‘사적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법관의 위신을 빌려주는 행위’가 철저히 금지된다. 선물 등 향응을 받을 시 반드시 보고해야 하고 그 액수도 제한이 있다. 그러나 이 엄격한 규정이 연방대법관에겐 적용되지 않는다고 AP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엔 연방대법원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가 50년 만에 최저치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AP통신 보도에 대해 연방대법원은 "대법관들은 윤리 강령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책을 강매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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