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난데스 극장골’ 인천, ‘독주 체제’ 울산에 2-1 깜짝승…4년10개월 만 호랑이 사냥 성공 [SS현장리뷰]
[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인천 유나이티드가 후반 추가 시간 터진 에르난데스의 극적인 결승골로 적지에서 K리그1 선두 울산 현대를 제압했다.
조성환 감독이 이끄는 인천은 12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2라운드 울산과 원정 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추가 시간 에르난데스의 오른발 결승포로 2-1 승리했다. 6승9무7패(승점 27)를 기록한 인천은 9위를 유지했지만 6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30)와 승점 격차를 3으로 줄이면서 중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연승 행진을 5경기에서 마친 울산은 올해 3패째(17승2무)를 떠안았다. 승점 53으로 2위권 팀과 승점 격차는 여전히 10 이상이다.
인천이 울산을 이긴 건 2018년 9월2일 안방에서 3-2 승리 이후 4년 10개월여 만이다. 그 사이 인천은 울산에 5무8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올 시즌 첫 맞대결이던 지난 4월25일 인천에서 열린 경기에서도 울산이 마틴 아담의 골로 1-0 승리했다.
올 시즌 세 번째 6연승에 도전한 홍 감독은 아담을 최전방에 두고 바코와 아타루, 강윤구(U-22)를 2선에 배치했다. 이규성과 보야니치가 허리를 지켰고, 포백은 이명재~김영권~정승현~설영우가 섰다. 골문은 최근 연장 계약을 맺은 조현우가 변함 없이 지켰다.
갈 길 바쁜 조성환 인천 감독은 김보섭~천성훈~김민석(U-22)을 최전방 공격 삼각 편대로 뒀다. 민경현과 정동윤이 좌우 윙백으로, 김도혁과 문지환을 허리에 배치했다. 외인 공격수인 제르소와 에르난데스, 음포쿠 모두 대기 명단에 뒀다.
인천은 예고한대로 초반부터 촘촘한 수비 간격으로 울산에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수세 시엔 최전방 천성훈을 남겨두고 나머지 필드 플레이어가 최후방과 3선에 걸쳐 두 줄 수비를 펼쳤다. 공을 탈취하면 재빠르게 측면 역습을 시도했다.
울산은 전반 18분 한 차례 번뜩이는 연계플레이로 인천 블록 수비를 무너뜨렸다. 김영권이 찔러준 공을 보야니치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이명재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침투 패스를 넣었다. 이때 아타루가 절묘하게 원터치로 내줬고, 아담이 왼발 논스톱 슛을 때렸다. 그러나 공은 인천 골포스트를 때리고 물러났다.
울산은 7분 뒤 세트피스를 통해 다시 기회를 잡았다. 이명재의 왼발 코너킥을 수비수 정승현이 헤더 슛으로 연결했다. 이번엔 인천 수문장 김동헌이 넘어지며 쳐냈다. 아타루가 두 차례 리바운드 슛으로 연결했지만 역시 김동헌이 저지했다.
인천은 전반 34분 역습 기회에서 김보섭이 왼발 슛으로 반격했다. 그 외엔 무리하게 전진하지 않았다. 후방 지역에서 최대한 볼을 소유하면서 울산이 많이 뛰도록 유도했다.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울산은 후반 시작과 함께 강윤구와 보야니치 대신 이청용, 김민혁이 투입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인천 패스 실수를 틈타 아타루가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을 파고들었다. 왼쪽 노마크 상황인 바코에게 연결했는데, 그의 오른발 슛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전반보다 공격 템포를 끌어올린 울산은 후반 6분 아타루가 예리한 중거리 슛으로 인천 골문을 두드렸다.
인천도 조금씩 승부를 걸었다. 후반 7분 김민석 대신 에르난데스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외인 공격 카드를 마침내 꺼내들었다.
움츠리다가 한 방을 노린 인천의 전략은 기어코 들어맞았다. 후반 10분 에르난데스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가운데로 드리블하며 울산 수비를 몰아세웠다. 그리고 옆에 있던 김보섭에게 연결, 그가 헐거워진 울산 방어망을 노리고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반격에 나선 울산은 후반 15분 다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이명재의 왼발 크로스를 아타루가 달려들어 정확하게 헤더 슛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골대 상단을 강타했다. 울산벌엔 탄식이 흘렀다.
홍 감독은 곧바로 공격에 힘을 줬다. 아타루를 빼고 주민규를 투입, 아담과 투톱을 이루게 했다. 이후 인천을 겨냥해 소나기 슛을 퍼부었는데 좀처럼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 17분 바코의 오른발 슛이 김동헌에게 막힌 데 이어 6분 뒤엔 이청용의 크로스를 주민규가 헤더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이어 아담의 왼발 슛도 골문 위로 떴다.
인천은 후반 30분 김보섭, 천성훈, 민경현을 불러들이고 제르소, 이명주, 김준엽을 투입해 힘을 불어넣었다.
울산도 맞불을 놨다. 이규성과 바코를 빼고 조현택, 그리고 최근 독일 생활을 청산하고 친정팀에 복귀한 이동경까지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동경은 후반 39분 왼발 중거리 슛으로 인천을 위협했다.
포기하지 않고 인천을 지속해서 두드리던 울산은 기어코 후반 추가 시간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명재가 크로스한 공을 아담이 인천 수비 사이를 파고들어 머리로 받아넣었다.
인천은 막판 에르난데스가 울산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고 전진한 골키퍼 조현우까지 제치고 오른발 슛했다. 하지만 김민혁이 끝까지 따라붙어 몸으로 저지했다.
모두가 무승부를 예상할 무렵. 인천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방에서 긴 패스를 이어받은 제르소가 순식간에 울산 문전을 파고들었고 정승현의 태클을 따돌렸다. 이어 김영권의 방어를 피한 사이 에르난데스가 달려들어 오른발로 차 넣었다.
결국 인천이 끝까지 맹렬하게 울산에 도전한 끝에 귀중한 승점 3을 따냈다. 울산은 아담의 극적인 동점골에도 허망하게 승점을 잃어야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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