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많이 마시면 독소 배출될까?

정희은 2023. 7. 1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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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하루 8잔 꼭 마셔야 한다? 여전히 물 마시는 것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들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물을 마시는 게 건강에 좋다는 데는 모두 동의할 것이다. 사람의 몸은 약 60-70%가 물로 이루어져 있고, 신체가 일상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물은 체온 조절과 소화를 돕고, 뇌와 척수를 보호하는 등 많은 역할을 한다. 평소 땀과 소변, 호흡을 통해 자연스럽게 수분 손실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여전히 물 마시는 것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들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많이 알려졌다시피, 모두에게 맞는 물 섭취량은 정해져 있지 않다. 사람마다 나이, 성별, 신체활동 수준, 신체 사이즈 등에 따라 필요한 수분 섭취량은 달라진다.

물에 대해 알려진 오해와 진실, 미국 건강정보 매체 '에브리데이헬스(Everyday Health)'에서 소개한 내용으로 알아본다.

1. 물을 마시면 체내 독소가 씻겨나간다

진실. 물을 마신다고 반드시 체내 독소가 중화되는 건 아니지만, 신장은 특정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물을 사용한다.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신장이 제 역할을 하는 데 필요한 수분이 부족해진다. 즉, 체내에 수분이 부족하면 대사 노폐물이 충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2. 생수가 수돗물보다 낫다

오해. 수돗물보다 병에 든 생수 맛을 좋아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생수가 질적인 면에서 수돗물보다 반드시 더 우수한 건 아니다. 실제로 수돗물도 우리가 사용하기까지 여러 가지 수질 검사를 거친다. 수돗물에는 병에 든 생수에는 없는 이점이 있을 수도 있다. 예로, 수돗물에는 충치를 예방하고 치아 건강에 도움을 주는 미네랄, 불소가 들어있다.

3. 물을 마시면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할 수 있다

오해. 적절한 수분 공급을 유지하면 젊고 활력 있는 피부를 가질 수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 마시는 물의 양이 겉으로 보이는 피부를 개선하는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극심한 탈수 상태가 아닌 이상 물을 많이 마신다고 건조한 피부를 예방하지는 못할 것이며, 피부에 수분이 충분한지는 내부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미국 메이오클리닉에 따르면, 내부 요인보다는 클렌징, 환경, 피부상태와 같은 외부적인 요인이 피부가 얼마나 건조해질지를 결정한다. 피부막에 오일과 지질이 적으면 피부가 건조해지며, 지질이 수분 손실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피부 건조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로 지질이 충분치 않다면 여전히 피부에 수분이 부족할 수 있다.

4. 물을 마시면 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된다

진실. 물을 마신다고 특별히 살이 빠지진 않겠지만, 살이 빠지는 과정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 칼로리가 높은 음료 대신 물을 마시면 전반적으로 칼로리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물을 마시면 포만감이 생기기 때문에 식사 양을 줄일 수도 있다. 식사 전 물을 마신 사람들은 식사 때 더 적은 양의 칼로리를 섭취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물을 마시는 게 신진대사를 높이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5. 노란색 소변은 탈수의 징후다

오해. 그럴 수도 있지만, 노란색 소변을 봤다고 무조건 탈수가 생긴 건 아니다. 신장은 노폐물을 거르고 혈액에서 물과 다른 유용한 물질을 재흡수해 소변 배출 양과 농도를 조절한다. 탈수가 되면 소변 농도가 진해져 소변이 어두운 노란색으로 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상적으로, 소변은 옅은 노란색을 띄어야 하지만, 종합비타민을 섭취하는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해 소변색이 진해질 수 있다. 또한 다른 기저 질환이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일 수도 있다. 미국 메이오클리닉은 소변색이 갑자기 변하거나 물을 마신 후에도 여전히 색이 어둡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일부 신장질환이나 간질환이 있을 때 소변색이 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6. 목이 마르면 이미 탈수 상태다

오해. 갈증이 느껴지기 시작한다면 물을 마셔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탈수 상태임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수분 상태는 혈액의 액체 부분에 용해된 화학물질의 농도로 측정한다. 연구에 의하면, 이 농도가 1%만 증가해도 갈증이 생길 수 있다. 반면, 진짜 탈수는 목이 마른 것 외에 다른 증상을 동반하는 보다 심각한 문제다. 심각한 탈수의 징후에는 극심한 갈증, 소변 횟수 감소, 피로, 어지러움 등이 있다.

7. 운동을 잘 하려면 물이 아니라 스포츠드링크가 필요하다

오해. 대부분 운동을 할 때 수분 보충을 위해 필요한 건 물이 전부다. 하지만 오래달리기나 장거리 사이클링과 같이 매우 격렬한 운동을 하는 선수들은 장시간 동안 많은 땀을 흘림으로써 손실되는 전해질을 상쇄하기 위해 스포츠드링크를 마시는 게 나을 수 있다. 미국영양학협회(American Dietetic Association), 캐나다 영양사협회(Dietitians of Canada), 미국스포츠의학회(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가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에서는 혈당 농도를 유지하고, 근육에 연료를 공급하고, 탈수 및 극히 낮은 나트륨 위험을 줄이기 위해 운동 전후와 운동을 하는 중에 스포츠드링크를 마실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8. 물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도 부작용이 있다

진실. 특정 건강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물을 너무 많이 마실 경우 합병증 위험이 생길 수 있다. 일부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하퇴부에 부종이 있는 사람들은 과도한 수분 섭취를 피해야 한다. 또한 신장질환 병력이 있다면, 특히 이식을 받은 적이 있다면, 수분 섭취량을 늘리기 전에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어느 정도가 너무 많은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개인의 수분 필요량은 키, 몸무게, 활동 수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 메이오클리닉에 따르면, 심각한 수분과잉 증상으로 혼란, 메스꺼움, 구토, 협응력 문제 등이 있다.

9. 플라스틱 물병은 재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진실. 플라스틱 물병은 그 안에 들어있는 물을 마시고 반복적으로 재사용하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여러 번 사용 후에는 물로 화학물질을 침출시키기 때문이다. 2022년 5월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 재사용 플라스틱 병에 담겨 있던 수돗물을 테스트한 결과, 건강에 유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몇 가지를 포함해 수백 가지 다양한 화학물질이 발견됐다.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병의 경우, 스테인레스강과 같이 높은 온도를 견디고 쉽게 깨지지 않는 내구성 있는 소재를 선택하도록 한다.

10. 탄산수는 맹물만큼 수분을 공급하지 않는다

오해. 미국 방송 CNN에 따르면, 탄산수는 탄산이 없는 음료만큼 수분 보충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맹물을 마시기 힘든 사람이라면 탄산수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첨가당이 들어있지 않는 한, 맛을 낸 탄산수도 일반 물 대신 마셔도 좋다.

정희은 기자 (eu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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