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가벼움' 견디다…무거운 삶 내려놓은 밀란 쿤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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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을 쓴 세계적 작가 밀란 쿤데라가 향년 94세로 프랑스 파리에서 11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체코 매체를 인용해 12일 보도했다. 참을>
체코 출신 작가인 쿤데라는 시, 소설, 희곡, 평론, 번역 등 거의 모든 문학 장르에서 다양한 창작활동을 펼쳤다.
추방 이후 40여 년 만인 2019년 체코 시민권을 회복했고, 2020년 9월 체코에서 작가에게 주는 최고 문학상인 카프카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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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봄' 참여해 고초
"금세기 최고의 소설가" 평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쓴 세계적 작가 밀란 쿤데라가 향년 94세로 프랑스 파리에서 11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체코 매체를 인용해 12일 보도했다. 체코 출신 작가인 쿤데라는 시, 소설, 희곡, 평론, 번역 등 거의 모든 문학 장르에서 다양한 창작활동을 펼쳤다.
쿤데라는 1929년 체코 브륀에서 야나체크음악원 교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18세에 시인으로 데뷔했고 작곡, 영화감독 수업을 받았다.
그의 소설 <농담>이 프랑스어로 번역되면서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했다. 농담 한마디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는 주인공을 통해 시대와 폭력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농담> 프랑스판 서문에서 프랑스 시인이자 소설가 루이 아라공은 쿤데라에 대해 “금세기 최고 소설가 중 한 사람”이라며 “소설이 빵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증명해줬다”고 극찬했다.
공산체제였던 체코에서 교수 등으로 활동한 쿤데라는 1968년 민주화 운동인 ‘프라하의 봄’에 참여한 이후 고초를 겪었다. 저서를 압수당했고 집필과 강연 활동에 제한을 받기도 했다. 도서관에 있던 그의 책은 자취를 감췄다.
쿤데라는 결국 1975년 공산당의 탄압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했다. 2년 뒤에는 체코 국적을 박탈당했다. 쿤데라는 프랑스 망명 후 소설가로 성공한 것에 대해 “나는 프랑스를 작가로서의 조국으로 선택했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쿤데라는 프랑스로 이주한 후 르네대학, 파리대학 등에서 강단에 섰다.
1984년 발표한 장편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그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1988년 국내에 소개된 이후 한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팔렸다. 독일의 저명한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을 바탕으로 ‘단 한 번뿐이지만 아무것도 아닌’ 삶의 무의미함을 말한다.
쿤데라의 작품으로는 <무의미의 축제> <삶은 다른 곳에> <불멸> <배신당한 유언들> <이별의 왈츠> <느림> 등이 있다.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아 메디치상, 클레멘트 루케상, 유로파상, 체코 작가상, 컴먼웰스상, LA타임스 소설상 등을 받았다. 추방 이후 40여 년 만인 2019년 체코 시민권을 회복했고, 2020년 9월 체코에서 작가에게 주는 최고 문학상인 카프카상을 수상했다.
매년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끝내 수상하지 못한 채 세상을 뜨게 됐다. 노벨문학상은 살아 있는 작가에게만 수여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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