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식품업계, ‘아스파탐’ 갈아타기 분주

WHO, 14일 발암물질 지정 전망
이마트, PB 제품 원료 대체키로
롯데, 글로벌펩시와 협의 진행
제과·막걸리업계 등도 검토 나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는 14일(현지시간)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2B군)로 지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통업계도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적정한 수준으로 먹는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소비자 불안이 커지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다.

12일 유통업계 따르면 이마트는 자체 브랜드(PB)인 ‘노브랜드’ 제로콜라와 스파클링에이드 5종, 스낵류 6종에 함유된 아스파탐을 다른 원료로 대체하기로 하고 제조사와 세부사항을 협의 중이다. 원료 대체작업에는 약 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팝콘류 등 10개 PB 품목에서 아스파탐 함유 제품을 판매 중인 롯데마트는 일단 WHO 결정 방향과 식품의약품안전처 후속 조처를 지켜본 뒤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펩시를 국내 유통 중인 롯데칠성음료는 아스파탐이 소량 함유된 ‘펩시 제로’에 아스파탐의 대체원료를 사용할지를 두고 글로벌펩시 측과 협의 중이다. 빙그레는 쥬시쿨·요구르트(65㎖)에 소량 사용 중인 아스파탐을 대체할지 검토하고 있고, 오리온과 크라운제과 등 주요 제과업체들도 대체원료 찾기에 나섰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아스파탐 발암 가능 물질 분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제로 칼로리 음료, 막걸리, 과자 등에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식품업계 및 막걸리 업계가 대체 원료 사용을 검토 중이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막걸리. 뉴시스

막걸리 업계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식약처와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대다수의 막걸리에는 단맛을 내고, 맛을 장시간 유지하기 위해 소량의 아스파탐이 사용된다.

‘무(無) 아스파탐’ 마케팅도 등장했다. 편의점 CU는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와 손잡고 이달 초 ‘무(無) 아스파탐’ 막걸리를 출시했으며, 앞으로 선보일 차별화 막걸리에도 아스파탐을 배제할 계획이다.

아스파탐 관련 이슈가 불거진 이후 막걸리나 제로음료 매출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등 시장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하지만 WHO 공식발표 이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식약처는 우리나라 아스파탐 섭취량이 극히 적어 안심해도 된다고 설명하면서 안전관리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체중 60㎏인 성인이 아스파탐 일일섭취허용량(ADI)에 도달하려면 다이어트콜라(1캔 250㎖·아스파탐 약 43㎎ 기준)를 하루 55캔 이상, 막걸리(750㎖·아스파탐 72.7㎖ 기준)는 33병을 마셔야 한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