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별세…향년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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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을 남긴 세계적 작가 밀란 쿤데라가 11일 별세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참을>
밀란 쿤데라는 1929년 체코슬로바키아의 브르노에서 태어나 1930년대 나치 침공, 1948년 공산주의자들의 권력 장악, 20년 뒤인 1968년 민주화 운동인 '프라하의 봄'을 경험했다.
1984년 작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는 쿤데라를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렸다. 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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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남긴 세계적 작가 밀란 쿤데라가 11일 별세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향년 94.
밀란 쿤데라는 1929년 체코슬로바키아의 브르노에서 태어나 1930년대 나치 침공, 1948년 공산주의자들의 권력 장악, 20년 뒤인 1968년 민주화 운동인 ‘프라하의 봄’을 경험했다.
1963년 단편 ‘우스운 사랑들’에 이어 첫 장편소설 <농담>(1967)을 서른여덟 살에 쓴다. 유명 피아니스트이자 음악원 교수(루드비크 쿤데라)의 아들로 자신도 당초엔 음악과 영화 등을 공부했고, 대학에서 문학과 영화를 가르쳤다. 스스로 “체코 영화의 누벨바그를 이끈 거의 모든 주요 인물들이 나의 제자들”이라고 밝힌 반면, 문학 분야에선 1960년대까지만도 자국내 작가에 불과했다고 말한다.
1950년대 말부터 민주화 운동에 나섰다. 대표적 반체제 인사로 ‘프라하의 봄’에도 참여했다. 도서관에서 자신의 저서가 제적되고, 저서 압수, 집필 제한 등 탄압을 받은 계기다. 체코 정보당국은 1959년 이미 쿤데라를 가리키는 코드명 ‘바스니크’(시인이라는 의미)를 부여했고, 1968년 신상 파일을 개설했다. 소설 <생은 다른 곳에>(1973)의 주인공인 야로밀의 별명이기도 하다.
1975년 프랑스로 망명해 대학 강의와 창작을 이어갔다. 1968년 <농담>이 프랑스에 소개되며 국제적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소련이 체코를 침공한 해다. 그는 “프랑스를 작가로서의 조국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1984년 작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는 쿤데라를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렸다. 네 남녀의 연애, 사랑, 죽음에 이르는 사건 등을 통해 1960~70년대 체코 안팎의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존재의 무게를 형상화했다. 쿤데라의 대명사가 된 이 작품은 1988년 국내 소개된 이래 지금껏 100만부가 판매되었다고 출판사는 소개한다. 쿤데라의 다른 작품으로 <생은 다른 곳에> <불멸> <사유하는 존재의 아름다움> <이별> <느림> <정체성> <향수> 등이 있으며, <느림>부터는 프랑스어로 작품을 썼다. 메디치상, 클레멘트 루케상, 유로파상, 체코작가상, 컴먼웰스상 등을 받았지만 노벨문학상을 받진 못했다.
쿤데라는 30여년 동안 언론 등 외부 노출을 극도로 꺼려왔다. “자신의 내밀성을 상실한 자는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이라는 자기 소설 속 등장인물의 삶과도 흡사했다. 그가 가장 활발하게 ‘자신’을 발언한 시기는 1970~80년대일 것이다. 그가 망명한 프랑스에서 했던 말은 이렇다. “나는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가 망한 게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 우리가 겪는 곤경을 너무 멜로드라마로 만들어선 안 됩니다.” 쿤데라가 체코 국적을 회복한 건 그의 나이 아흔이던 2019년이었다.
임인택 최원형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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