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6-③ 중세 건축물과 어울린… 과나후아토대학 고도서 도서관
대학 캠퍼스는 과나후아토, 셀라야-살바티에라, 이라푸아토-살라망카, 레온 등 네 곳에 분산해 다양한 전공 분야의 학부와 학과를 운영하고 3만3천여명의 젊은이가 14개 단과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대학 본부와 법과대학이 있는 과나후아토 캠퍼스 건물 내 네오클래식 양식의 아름다운 113개의 대리석 계단은 대학의 상징적인 구조물로 멕시코 지폐 1천페소에도 등장하는 명소다. 과나후아토 캠퍼스의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역사 지구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 주변의 중세 건축물과 어울려 오랜 역사와 건축적 아름다움이 배가된다.
대학 외부 투어를 마치고 산티아고 길을 따라 이달고 시장으로 향한다. 과나후아토 구시가지에는 크고 작은 공원이 많고 교회와 중세 건물 주변에는 많은 조각상이 있어 느릿느릿 걸으며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잠시 중세 석조 건물 앞 포켓 공원에 설치된 조각상을 카메라에 담다가 중년의 백인 여인에게 인사를 건네자 그녀는 2층으로 올라가라고 안내한다.
한 계단 한 계단 오르자 닳고 닳은 대리석에서 오랜 세월의 흔적을 느낀다. 안내원이 낯선 동양인을 보고 놀란 듯한 표정이다. 뒤편 사무실에서 젊은이가 나와서 어떻게 왔느냐고 묻는다. 여행길에 잠시 들렀는데 이곳이 무엇 하는 곳이고, 구경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이곳은 과나후아토대학의 고도서와 자료를 보관하는 도서관으로 여행객에게 입장을 제한하지 않지만 방명록에 국적과 이름, 머무는 곳을 기록하고 들어가라고 한다.
인적 사항을 기록하자 배낭을 맡기고 들어가되 사진은 찍을 수 있으나 플래시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알려준다. 안으로 들어서자 서가에 꽂혀 있는 고서가 눈에 들어오고 고전의 향기를 눈으로 느끼며, 젊은이들이 자료를 찾아 분주하게 정리하는 모습도 보인다. 도서관은 15세기 과나후아토 지역에 관한 기록을 담고 있는 고서와 문서를 보관하고 있다.
한 달째 멕시코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고대 유적, 박물관과 미술관, 교회와 대학 등을 둘러보면서 여행 떠나기 전 조사했던 자료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낀다. 백문불여일견이라 하지 않던가.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것이 중요한데 여행은 관심 있는 분야를 이해하는 기회가 된다.
과나후아토대학의 고서와 자료를 수장하고 있는 이 도서관은 오랜 역사를 가진 유럽 대학 도서관과 비교할 수 없으나 규모는 작아도 소도시 대학에 이런 도서관이 있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고 세월의 무게를 느낀다. 도서관에는 열람 공간과 작은 세미나실이 배치돼 있고 띄엄띄엄 학생들이 서가에서 자료를 찾는 모습에서 멕시코의 미래를 본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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