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고전극장' 개막…"과거 머물지않고 미래로 향하는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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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에 죽어야 할 사람은 전쟁을 일으킨 이들로 족하오."
연극 '용의 아이'에서 탐라에서 삼별초를 이끌고 고려군에 항쟁하는 장군 김통정은 마지막 전투에 나서기 전 백성들을 모두 섬에서 떠나보낸다.
연극과 고전문학이 결합한 작품을 선보이는 연극 축제 '2023 산울림 고전극장'이 12일 서울 마포구 산울림 소극장에서 개막했다.
'산울림 고전극장'은 올해 '고전문학, 이야기의 기원을 찾아서'를 주제로 9월3일까지 연극 4편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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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칼에 죽어야 할 사람은 전쟁을 일으킨 이들로 족하오."
연극 '용의 아이'에서 탐라에서 삼별초를 이끌고 고려군에 항쟁하는 장군 김통정은 마지막 전투에 나서기 전 백성들을 모두 섬에서 떠나보낸다. 주인공은 이어 전쟁에 의해 희생된 무고한 이들을 돌아보며 결의를 다지기 시작한다.
연극과 고전문학이 결합한 작품을 선보이는 연극 축제 '2023 산울림 고전극장'이 12일 서울 마포구 산울림 소극장에서 개막했다.
'산울림 고전극장'은 올해 '고전문학, 이야기의 기원을 찾아서'를 주제로 9월3일까지 연극 4편을 선보인다. 고대 수메르의 신화부터 고려시대 설화까지 문학의 원천이 된 이야기를 탐구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개막작 '용의 아이'는 제주 지역에서 전승되는 김통정 신화를 무협 활극으로 각색했다. 삼별초와 고려군이 도술을 활용해 전투를 벌이고 용의 힘을 타고난 주인공은 위기의 순간마다 괴력을 발휘한다.
'용의 아이'의 한민규 연출은 이날 산울림 소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대극을 연출하면서 어떻게 하면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로 향하는 이야기를 만들까 늘 고민한다"며 "힘의 논리가 지배했던 당시와 지금의 모습이 닮아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출은 "'뻥'도 과하면 장르가 된다는 생각으로 연출했다"며 "안무 감독과 디자이너가 합심해 무협의 디테일을 최대한 살렸고, 거기에 뻥을 끝까지 믿고 무대에서 따라준 배우들의 노력이 더해졌다"고 소개했다.
'용의 아이'에 이어 26일 개막하는 극단 뭉쳐의 '붉은 파랑새'는 벨기에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동화 '파랑새'의 20년 뒤를 상상한 판타지 연극이다. 진정한 행복에 관한 질문을 던진 원작을 재해석해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안제홍 연출은 "판타지 연극에는 지켜야 할 규칙도 없고 상상력에도 제한이 없다"며 "산울림 극장의 검은 벽면부터 장식까지 무대의 특징을 활용해 판타지를 표현했다.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8월 23일∼9월3일 무대에 오르는 우주공장의 '팜 파탈; 가려져 버린'은 신화 속에 등장하는 여성 인물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그리스 신화의 메두사, 수메르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 인안나 등을 조명한다.
이슬기 연출은 "원래는 한국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는데 이야기의 기원을 더 찾아가다 보니 수메르 신화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됐다"며 "신화 속 매력적인 인물이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호기심을 느꼈다. 이들을 소개하는 것이 극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창작집단 우주도깨비와 보통현상이 공동제작한 '이숲우화-짐승의 세계'는 '이솝우화'의 탄생 비화를 상상한 작품으로, 8월 9∼20일 공연된다. 작가로 성공한 이솝이 동물들에게 강연한다는 설정 아래 '개미와 베짱이', '여우와 두루미' 등 우화에 등장한 동물들의 사연이 펼쳐진다.
고전극장 공연 기간 고전문학에 대한 강연과 '누님은 안녕하시다' 전시회 등 부대 행사도 열린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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