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 "방사능 관련 논쟁 아닌 하나의 사실과 대처 방안 필요해"

윤신영 기자 2023. 7. 1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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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 충남 어민들과 수산물 유통업자들은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분노를 한 목소리로 말했다.

연일 정치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둔 충남 홍성의 남당항, 보령의 천북 굴단지·대천항·대천수산물시장 등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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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어민들과 상인들의 한 맺힌 목소리
10일 충남 보령 대천수산물시장에서 한 상인이 손님들에게 수산물을 팔고 있다. 뒤에 한산한 상점가 거리가 보인다. 사진=윤신영 기자

"정치적인 논쟁이 아닌, 과학적인 연구에 따른 하나의 사실과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현장에서 만난 충남 어민들과 수산물 유통업자들은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분노를 한 목소리로 말했다.

연일 정치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둔 충남 홍성의 남당항, 보령의 천북 굴단지·대천항·대천수산물시장 등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항구는 일을 나가지 않은 배들로 가득했고 수산물 시장은 손님들이 거의 없었다.

10일 대천항에 가득히 정박해 있는 어선들. 사진=윤신영 기자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항구와 수산물 시장이 한산한 이유는 금어기 이기도 하지만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사안으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어민들과 상인들에게 여느 때보다 훨씬 가혹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10일 한산한 모습의 천북 굴단지 인근 상점가. 사진=윤신영 기자

손님 몇 명만이 있는 천북 굴단지에서 '같은 업계 상인의 매출을 올려드리러 들렀다'는 태안 신진항 어민들을 만났다.

40년 가까이 바닷일을 하고 있다는 한 어민은 "어판장의 시세가 심상치 않다"며 "들려오는 소식도 좋지 않은 소식들 뿐"이라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이어 "여름철을 맞아 가뜩이나 손님이 줄어드는 시기인데 최근 정치권에서의 논쟁탓에 그나마도 수산물을 찾는 사람이 더욱 줄어 걱정스런 마음이 앞선다"고 덧붙였다.

어민들에게 이러한 일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졌을 때에도, 2013년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발언이 나왔을 때에도 똑같이 수산물 고객은 떨어져나가고 시세는 떨어지고 천일염을 사재기하는, 요즘과 똑같은 일들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태안에서 40여 년간 어업을 해왔다는 또 다른 어민은 "정부는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인한 확실한 문제점을 밝히고 이에 따른 대책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나와야 한다"며 "정치인들이 논쟁하며 크게 이슈화 되는 동안 고객들만 떨어져 나가고 어민들만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달 홍성군선주연합회 회장은 "소비위축에 따른 시세 하락 문제는 꽃게잡이철이 돌아왔을 때 배를 운영해도 판로가 있을 것인가 하는 막연한 두려움을 생긴다"며 태안 어민들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한 무리의 손님이 둘러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한산했던 대천수산물시장. 사진=윤신영 기자

보령 대천수산물시장도 4-5명씩 손님들이 둘러보고 있긴 했지만 한산한 모습이었다. 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보다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며 답답해 했다.

한 상인은 "오늘 아침도 뉴스를 보고 나왔는데 주요 뉴스가 일본 방사능 관련 기사였다"며 "아직 방류도 안 했지만 사람 심리라는 것이 안 좋은 말을 계속 듣는데 굳이 그걸 먹으러 가는 사람은 없다. 나부터도 그런다"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다른 상인도 "맞지. 코로나19 때보다 더 힘든 것 같아"라며 맞장구를 쳤다.

또 다른 한 상인도 벌써 몇 번째 반복되는 수산물 경기 불안에 대해 어민들과 똑같이 말하며 "(정부와 정치인들은) 제대로 사실을 알아내지 못하고 대책도 안 세울 것이면 시끄럽게 만들어 손님을 다 쫓아내지 말고 조용히라도 처리하라"며 분노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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