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법정 서는 충청권 지자체장들…정치판 흔들리나

김소연 기자 2023. 7. 1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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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신 중구청장·박경귀 아산시장 등 당선무효형 선고…상고·항소심 앞둬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재보궐선거 개최 가능성↑ "정치권 판도 바뀔지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충청권 곳곳에서 지자체장들이 직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선 것. 재보궐선거 여부가 총선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광신 대전 중구청장과 박경귀 충남 아산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받아 각각 상고심, 항소심을 준비 중이다.

김광신 대전 중구청장. 사진=대전일보DB

김광신 중구청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재산을 축소 신고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90만 원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만 원으로 뒤바뀐 결과를 받았다. 선출직 공무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을 상실한다.

김 구청장은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재산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세종시 소재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금과 중도금 등 2억 원을 지급하고 지인에게 7000만 원 가량을 빌렸음에도 고의로 재산신고를 누락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김 청장이 일부 재산신고를 누락한 혐의에 대해 고의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본 반면, 2심은 계획된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선거권자의 부동산 투기 검증 기회를 박탈한 것이어서 매우 중하고 모든 유권자를 대상으로 해 범위도 광범위한데다, 선거에 미친 영향 역시 미미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 6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으며, 이르면 오는 10월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상돈(사진 왼쪽) 천안시장과 박경귀 아산시장. 사진=대전일보DB

박경귀 아산시장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500만 원을 선고받아 당선무효의 기로에 서 있는 상태다. 박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상대 후보였던 오세현 더불어민주당 후보 아내 명의의 건물에 대해 허위 매각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박 시장은 성명서를 통해 해당 건물이 소유권 이전과 함께 관리 신탁됐고, 매수인이 오 후보 아내의 성과 같은 '윤 씨'라고 밝혀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받는다.

1심 재판부는 "상대 후보에 대한 의혹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건전한 선거 문화를 위한 엄격하게 확인된 사실을 공표해야 하며 객관적인 사실인지 확인하지 않고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칠만한 성명서를 전송했고 이미 공직선거법 위반 전력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박 시장의 항소심 첫 공판은 오는 19일 열린다.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 사진=대전일보DB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공보물에 허위사실을 기재한 혐의와 공무원 조직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상돈 충남 천안시장도 내달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서철모 대전 서구청장도 대전 서구체육회장 후보자에게 불출마 대가로 특정 직위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혐의(위탁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내달 첫 재판이 진행된다. 이 사건의 경우 공직선거법과 달리 금고형 이상 형이 확정돼야 직을 잃게 된다.

이처럼 충청권 지자체장 궐위 가능성이 커지면서 9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제22대 총선의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공천을 비롯한 선거 후보자 명단 자체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연임에 성공한 이은권 국민의힘 시당위원장과 지난해 퇴임한 박용갑 전 중구청장, 김연수 전 중구의장 등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은권 위원장과 박용갑 전 구청장은 총선 준비에 신경을 쏟고 있다고 하지만 또 막상 중구청장 자리가 나면 어떻게 판이 돌아가게 될지 모른다. 각 당에서도 재선거냐 총선이냐를 두고 전략 준비에 돌입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정치권 인사는 "김광신 구청장 사례는 굉장히 이례적이다. 재판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총선을 준비했던 후보자들이 대거 중구청장직에 도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재판 결과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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