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내 딱 한 곳 남은 ‘모유은행’ 문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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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주를 채우지 못하고 태어난 아기, 이른둥이들의 생명줄 역할을 하는 곳.
바로, 건강한 산모에게 모유를 기증받아 필요한 아기에게 제공하는 모유은행입니다.
국내에 딱 한곳 남아있었는데 그마저도 최근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왜 그런건지 서상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모유은행.
엄마들이 모유를 꽁꽁 얼려 기증하면, 저온 살균 처리를 거쳐 모유가 필요한 신생아 중환자실 이른둥이에게 전달합니다.
이 모유은행에서는 매년 300명의 이른둥이에게 기증모유를 제공해왔습니다.
그런데, 채널A 취재 결과 지난 5월 이후 모유은행의 운영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모유은행 콜센터]
"지금은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매년 1억 원 넘는 적자에도 16년간 버텨왔지만, 의사 부족 사태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이른둥이에게 줄 모유를 관리하기 위해선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모유은행장을 맡아온 정성훈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연수를 떠난 상황에서 후임 전문의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정 교수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너무 감소해 교수들 업무가 늘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일을 맡기기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년간 강동 경희대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 공고를 냈지만, 단 1명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모유는 괴사성 장염을 77% 감소시키는 등 이른둥이 생존율을 높이는데 중요합니다.
[신손문 /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른둥이가 전체 출생아 중 9%를 넘었거든요. 특히 아주 작은 미숙아들이 모유가 절실한 아이들인데, 참 많이 심각한 일입니다. 정부가 나서서 모유은행이 필요한 만큼 지원을 해야 합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정부 지원 등을 통해 모유은행 30곳을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모유은행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서상희입니다.
영상취재 : 한일웅
영상편집 : 최동훈
서상희 기자 with@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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