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토부가 경기도에 보낸 양평고속道 대안, ‘강상면 종점’ 없어

류인하·김태희 기자 2023. 7. 12. 19: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올해 1월 대안노선으로 강상면을 종점으로 한 ‘서울-양평고속도로 타당성평가 관계기관 2차 협의요청 공문’을 경기도에 보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12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확인됐다.

경기도의 회신을 요청한 2차 협의요청 공문에는 여전히 예비타당성조사 사업구간인 ‘양서면’을 종점으로 명시해놓고 “경기도가 대안노선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청에서 연 긴급기자회견에서 “국토부는 올해 1월 ‘타당성 평가 관계기관 2차 협의’에서 경기도를 포함해 12개 지자체와 기관에 변경된 노선으로 공문을 보냈다. 참으로 이상하게도 협의 공문의 앞장에 있는 ‘사업개요’와 뒷장에 있는 ‘위치도’의 내용이 서로 달랐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이 단독입수한 ‘서울-양평고속도로 타당성평가(조사) 관계기관 협의(2차)요청’ 공문 살펴보면 국토부는 사업개요 구간을 경기도 하남시 감일동(오륜사거리)~양평군 양서면으로 명시하고 있다. 국토부의 주장대로라면 사업개요 구간은 대안노선인 강상면 종점으로 명시돼야 한다.

그러나 공문 어디에도 ‘강상면’이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단순 표기실수로 보기도 어렵다. 하단에 나오는 규모 및 사업비, 설계속도, 주요시설 모두 양서면을 종점으로 한 분석자료이기 때문이다.

‘강상면’은 공문에 첨부된 ‘위치도’와 ‘서울·양평고속국도 타당성조사(평가)용역’ 노선도에서 등장한다. 다만 해당 위치도와 노선도상에서도 강상면이라는 지역명은 명확하게 표시돼 있지 않다.

국토부는 그러나 반박자료를 통해 “관계기관 1차 협의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합리적인 대안노선을 마련하게 됐고, 2023년 1월 16일 관계기관 2차 협의를 진행했는데 당시 경기도는 국토부 대안노선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월 16일 경기도 등 12개 지자체 및 관계기관에 보낸 공문. 위쪽 사업개요 구간에는 기존 예타안인 ‘양서면’이 그대로 기재돼 있다. 아래는 강상면을 종점으로 했을 때 ‘서울~양평고속도로’ 구간을 기재한 위치도. 붉은 동그라미로 표시한 곳이 강하IC와 강상면 종점이다. 한준호 의원실 제공

하지만 공문상에 표시된 노선은 대안노선이 아닌 기존 예타노선이다. 국토부가 ‘사업개요’에는 양서면을, 지도에는 강상면을 종점으로 한 공문을 경기도에 보내고 “경기도가 대안노선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 공문의 회신기일은 1월 27일까지다.

국토부는 그러나 경기도가 대안노선이 바뀐 것을 모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원래 대안노선을 제시할 때 기존 개요(예타노선)를 먼저 기재한 후 대안노선을 위치도 등을 기재해왔다”면서 “이번 사업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예타사업이 동일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또 “당시 용역직원이 직접 대안노선도를 들고 경기도청을 방문해 담당직원에게 설명했기 때문에 경기도가 몰랐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국토부는 ‘경기도지사 패싱’ 논란에 대해 “타당성 조사 착수 초기 단계에서는 아직 대안노선을 검토하기 전이므로 예타노선을 바탕으로 2022년 7월 18일 관계기관 1차 협의를 진행했고, 당시 예타노선은 경기도지사가 관리하는 도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협의 대상기관에 경기도를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도 1차 회의에 경기도를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사실은 인정한 셈이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