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94세로 타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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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반체제적 글을 쓰다 전체주의에 대한 망명 풍자가로 변신한 밀란 쿤데라가 파리에서 9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체코 어론들이 12일 보도했다.
쿤데라의 유명한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1975년 그가 프랑스로 이주하기 전까지 그의 고향이었던 체코 수도 프라하로 소련군 탱크가 진주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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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전복에의 갈구와 에로티시즘으로 비평가·독자로부터 호평
[파리=AP/뉴시스]유세진 기자 = 공산주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반체제적 글을 쓰다 전체주의에 대한 망명 풍자가로 변신한 밀란 쿤데라가 파리에서 9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체코 어론들이 12일 보도했다.
쿤데라의 유명한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1975년 그가 프랑스로 이주하기 전까지 그의 고향이었던 체코 수도 프라하로 소련군 탱크가 진주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사랑과 망명, 정치, 그리고 깊은 개인적 주제들을 엮은 쿤데라의 소설은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그의 많은 작품들을 관통하는 소련 전복에 대한 갈구와 에로티시즘은 서양인들 사이에서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했다.
"소년 시절 누군가가 내게 '언젠가 당신은 네 나라가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 나는 상상할 수없고 말도 안되는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누구나 사람은 죽는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자신의 나라는 당연히 영원히 존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그는 프랑스 귀화 1년 전인 1980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말했다.
1989년 벨벳 혁명으로 체코슬로바키아의 공산주의자들이 권좌에서 밀려나고 쿤데라의 나라는 체코로 다시 태어났지만, 그때 쿤데라는 파리에서 완전히 새로운 정체성을 갖춘 새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쿤데라와 체코 간 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그는 체코에 철의 장막이 걷힌 후에도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숨기고 체코로 돌아왔다. 그가 프랑스어로 썼던 마지막 작품들은 체코어로 번역되지 않았다. 그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1985년 캐나다에 망명한 체코인의 출판사를 통해 체코에 소개돼 몇주 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이듬해인 1986년 그에게 체코문학상을 안겨주었지만, 1988년 영화화됐음에도 불구, 체코에서는 2005년까지 개봉되지 못했었다.
한 청년이 공산주의 구호를 경시해 광산으로 쫓겨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쿤데라의 첫 소설 '농담'은 1968년 소련의 프라하 침공 이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금지됐다. 1953년부터 소설과 희곡을 써온 그는 1968년 소련의 침공으로 영화과 교수직을 잃었다.
그의 대표작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프라하의 반체제주의자 의사가 제네바로 망명했다가 다시 조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공산 정권에 굴복하는 것을 거부했던 외과의사 토마스가 유리창 청소를 하면서 갈 수록 더 확실해지는 꿈 속 같은 삶에 대한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btpw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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